“주먹을 불끈 쥐기보다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주먹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도 아픔을 겪지만 기도는 사람을 살 릴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의 말씀인지는 잘 모르지만 마음에 와 닿는 글이어서 수첩에 메모해 놓고 가끔 꺼내어 보는 글이다. 살다보면 어렵고 힘든 순간을 자주 만나게 된다. 답답하고 억울한 일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관심과 배려에 속에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다가도 일순간 관계가 깨지기 쉬운 것은 오해를 받는 일인 것 같다. 사람은 같은 말을 들어도 자신에게 편리한대로 받아드리며 자신의 유. 불리에 따라 해석하고 편집, 확대하여 재생산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의 진의와는 상관없이 만들어 진 말들은 돌고 돌며 부풀려 지기도 하고 믿기 어려운 뜬소문으로 떠다니다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오해는 오해를 만들어 내고 진실은 오해에 덮여 잘 받아 들여 지지 않을 때가 있다. 어쩌다 그런 상황에 부딪쳐 답답함이 밀려 왔지만 수첩에 적어두었던 글을 떠 올리며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며 묵묵히 기다려 보기로 했다. 무인불승(無忍不勝)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참지 못하면 이길 수가 없다. 참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 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참을인(忍)자 속에는 칼날도(刃)자와 마음심(心)자가 합쳐진 합성어로 가슴에 칼이 꽂힌 상태에서도 그냥 견디어 낸다는 뜻으로 해석 된다. 세상에 이렇게 고통스러운 글자가 또 있을까 싶다. 또 다른 의미로는 품고 있는 뜻을 이루기 위해서 고통을 참고 견디어 낼 때 승리 한다는 뜻이다. 삶에 인내가 필수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막상 상황에 부딪치고 나니 참는다는 것이 힘들었다. 오해라는 날카로운 칼날에 마음을 베어 아픔을 겪으며 잠 못 이루던 밤, 문득 떠오른 무인불승(無忍不勝)이라는 사자성어가 위로가 되었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그 자리에서 고통스럽더라도 참고, 참고 또 참고 더 겸손해지라는 가르침으로 다가왔다. 크고 작은 바람의 흔들림 속에서 묵묵히 기도하며 인내하라는 뜻인 것 같았다. 삶의 묘미는 반전에 있는 것 같다. 생각을 바꾸는 순간 짓 눌렸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평화로움을 만나게 되었다.
시월의 가을이 어느덧 깊어 가고 있다. 청아한 가을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 서서 참으로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한껏 안아본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해맑음인가! 흘러가는 세월 속에 이도 저도 지나가게 마련이고 지나고 나면 한갓 추억으로 남겨질 텐데 인내하며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기로 하자. 마음속에 낮게 드리워져 있던 먹구름을 걷어내고 모든 것들에 먼저 손을 내밀어 화해의 악수를 청해야겠다. 이 가을에 만나본 사자성어 무인불승(無忍不勝)과 비슷한 의미인 무인불성(無忍不成)을 가슴에 새기며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이루어야 할 꿈이 있기 때문이라 하지 않는가? 이루어야 할 꿈을 위해서 어떠한 아픔이 다가올지라도 잘 인내하며 견뎌보자. 아름다운 시월이 더 지나기 전에 새롭게 시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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