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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와 역사문제, 교조주의 역사관을 경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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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고문.(전 관세청장) |
언론에서 가끔 언급하는 “교조주의”란 무엇인가? 본인의 의견과 다른 경우 “본인의 의견은 선(善)과 진리이고, 상대방의 의견은 악(惡) 또는 무조건 틀린 의견”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대방과 ‘의견의 다름’을 인정하지 아니한다.
많은 문제들이 처음에는 순수하고 정의롭지만 시대변화와 사회적 환경이 변화하면 방향수정이 필요한데, 교조주의자들은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 화석화되어 원칙론만 주장한다.
최근 우리 근현대사와 관련된 이념대립이 교조주의를 닮아가서 경제협력과 외교적 실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17세기 중반이후 조선의 교조주의 역사적 사례를 다시 생각해 본다.
첫째, 조선이 1636년 청(靑)나라에 굴욕적 항복 이후, 청나라에 대한 북벌론(北伐論)을 국시(國是)로 삼아 수백년 동안 당시 최대 강대국인 청나라를 적대시한다.
국제정세에 문외한인 조선은 만주족 후신인 청(靑)나라를 북이(北夷), 즉 북쪽의 오랑캐 국가라고 폄하하는 입장을 견지한다.
17세기, 18세기 청나라는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등 통치를 통해 경제와 문물이 세계 최고의 수준에 도달한 국가임을 모르고, 청나라와 적극적 교류를 거부하고 스스로 대외적 폐쇄정책을 유지한다.
청나라를 정복할 의향이 있다면 청나라를 연구하고, 국력을 배양하고, 군사력을 키우는 게 기본인데 구체적 실천은 도외시한 채 공허하게 탁상공론에 빠진 채로 수백년을 허비한다.
병자호란이후 100년이 훨씬 지난 18세기후반 북학자(北學者)인 연암 박지원, 초정 박제가 등은 노론 집권층의 허황된 북벌론에 문제를 제기하고, 청나라가 설사 오랑캐 국가이더라도 선진 강대국임을 인정하고 청의 문물을 배우자는 의견을 제시하지만 교조적 지도층은 북학자, 실학자들의 의견을 탄압으로 응수한다.
많은 실학자들의 개혁안은 역사책에만 남게 된다.
두 번째, 조선의 건국이념인 성리학(性理學)의 교조주의화이다.
조선건국 수백년이 지나면서 우주론적이고 사변적인 성(性)과 이(理)를 추구하는 성리학(性理學)은 시대변화와 현실생활과 동떨어져 지도층조차 지키기 어렵게 되었다.
반면 조선후기로 갈수록 교조주의 입장은 더욱 강화된다.
서구 강대국의 식민지쟁탈과 제국주의 시대인 19세기까지 조선의 지도층은 조선은 명나라의 성리학을 계승한 문명국가라는 자아도취 환상에 빠져 지낸다.
조선후기 교조적 성리학자들은 주자(朱子)의 가르침을 한 글자라도 다르게 해석하면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파문하는 상황에서 서양의 신문물과 신학문의 도입, 실용주의 접근은 불가능하다.
세 번째, 금년은 1910년 일본의 식민지배 110년째, 1945년 광복 75년째이다.
경제성장과 한반도 안보를 위해 일본과 다양한 협력이 필요한데 시간이 갈수록 반일(反日)주의 갈등이 더욱 심각해진다.
냉철하게 판단할 때 식민지배의 원인제공은 조선왕조와 지배층의 무능력이 절반 이상의 책임이다.
조선이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것은 조선의 무능과 함께 당시 제국주의 시대의 복합적 대외적 원인에 의해 발생된 것이다.
일본의 1895년 청일전쟁 승리, 조선의 식민 지배를 인정한 1904년 미일 조약, 1904년 러일전쟁 승리, 일본의 제국주의 팽창정책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다.
역사에 만일은 없지만 러시아가 일본에 승리했다면 조선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
어쨌든 향후 몇 년을 더 기다려야 강대국 일본과 실용주의와 경제협력을 강조하더라도 친일 매국으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없어질까?
이제는 과거와 국내에서 미래와 해외로, 이념에서 실용으로 돌려야 할 때다.
최근 반일(反日) 세력의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에 대한 서울국립묘지 불가,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국립묘지의 파묘 주장 등 친일매국 선동은 일반국민의 상식을 크게 벗어난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헌신한 애국지사의 작은 허물은 침소봉대 비판하고, 북한정권에 우호적 좌파인사는 과도한 공경, 북한정권과 지도자의 무조건 미화와 외교적 저자세에 우려하는 식자들이 많다.
국제정세와 괴리된 평화라는 이름으로 미화되는 교조적 민족주의 역시 경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초래된 경제위기에서 경직된 교조적 역사관은 우리 경제와 안보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중용(中庸)의 가르침처럼 시대와 상황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시중(時中)의 가치관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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