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최진복

‘갑’은 2008. 7. 25. 직장에서 근무를 하던 도중 몸 상태가 좋지 않자 진찰을 받아보기로 하였고, 그의 처인 ‘을’은 ‘갑’이 진찰을 받기에 앞서 치료비 등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하기로 하고, 2008. 7. 25. ‘병’보험회사의 보험설계사인 ‘정’과 전화로 상담을 한 후 피보험자를 ‘갑’으로 하는 질병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이하 ‘이 사건 보험’이라 한다)에 가입하기로 하고, 같은 날 13:39경 신용카드로 제1회 보험료를 결제하였습니다

 당시 ‘을’은 ‘정’에게 ‘갑’이 고혈압이나 기타 질병으로 병원에 가거나 진단을 받은 병력이 없다고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후 ‘정’으로부터 이 사건 보험의 청약서 등을 우편으로 배달받아 보험청약서의 질문표를 작성함에 있어서도 ‘갑’이 최근 5년 이내에 고혈압 등으로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진단을 받았거나 투약 등을 받은 적이 없다고 기재하여 이를 ‘병’보험회사에 우송하였고, 이후 ‘병’ 보험회사는 2008. 8. 7. 심사를 완료하였습니

. 한편 ‘갑’은 2008. 7. 25. 16:05경 내과의원에 내원하여 신장기능검사 등을 받았는데, 같은 날 고혈압이라는 진단 아래 혈압약을 처방받았고, 2008. 7. 31. 다시 위 의원에 내원하여 검사 결과를 확인하면서 의사로부터 고혈압, 고혈압성 신부전증 등의 소견을 듣고 이에 관한 약을 처방받았고, 이에 앞서 ‘갑’은 2008. 6. 17. 1차 직장건강검진을 받았는데, 2008. 7. 30.경 ‘고혈압, 신장질환과 당뇨질환 의심’이라는 소견과 함께 2차 검진 요망이라는 검진 결과를 통보받았는데, ‘병’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인 ‘을’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갑’의 보험계약 해지 주장은 정당할까요?

결론적으로, ‘병’ 보험회사의 고지의무위반에 의한 보험계약해지 주장은 타당합니다

 (1) 보험계약은 원칙적으로 보험계약자의 청약에 대하여 보험자가 승낙함으로써 성립하고, 보험자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보험계약의 청약과 함께 보험료 상당액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받은 때에는 다른 약정이 없으면 30일 내에 상대방에 대하여 낙부의 통지를 발송하여야 하며, 보험자가 기간 내에 낙부의 통지를 해태한 때에는 승낙한 것으로 봅니다( 상법 제638조의2 제1, 2항)

 (2) 한편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이 있는 경우 이를 보험계약의 성립 시까지 보험자에게 고지하여야 하고, 고지의무 위반 여부는 보험계약 성립 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3) 위 사례에서, ‘을’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을 한 이후 이 사건 보험계약이 성립하기 전에(‘병’ 보험회사가 2008. 8. 7. 보험심사를 마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보험계약의 성립일은 2008. 8. 7. 이후로 봄이 상당합니다) 피보험자인 ‘갑’이 의사로부터 고혈압이라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청약서의 질문표를 작성하여 ‘병’ 보험회사에게 우송함에 있어 고의 또는 중과실로,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사실이 없다고 기재함으로써 고지의무를 위반하였고, 이 사건 보험계약은 이를 이유로 한 ‘병’의 해지 의사표시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병’의 보험금 지급의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입니다(2012.8.23. 선고 2010다78135,7814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