足家之馬(족가지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고사성어는 아닙니다. 어느 선생님께서 공부안하는 학생들에게 한자공부를 시키고자 만들었다는 유머입니다.

족가지마(유머)의 유래는 이렇습니다. 아주 먼 옛날 중국 진나라 시대에 어느 마을이 있었는데 그 마을 사람들의 성씨는 신체의 일부를 따르는 전통이 있었답니다.

화술이 능통한 집안은 구(口)씨 눈이 크면 목(目)씨 뭐 이런식이랄까요.

그곳에 대대로 손재주가 뛰어난 수(手)씨 집안이 있었답니다. 이“수”씨 집안에는 “수”씨 집안의 특별한 손에 의해 길들여진 뛰어난 말 한필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쟁이나자 “수”씨 집안의 큰 아들이 이 말을 타고 나가 큰 공을 세워 진시황으로부터 큰 벼슬을 받았답니다.
 이것을 본앞집의 족(足)씨 집안에서는 손재주나 우리 집안의 달리기를 잘하는 발재주나 그게 그거 아니냐 우리도 말을 길러 공을 세우자 하고 말을 기르기를 모방하였답니다.

다시 전쟁이 나자 이번엔 족(足)씨 집안의 장자가 말을 타고 나가다가 그만 대문의 윗부분에 머리를 부딪혀 어이없게 죽고 말았답니다.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자기 특성을 모르고 분수에 맞지 않게 남을 모방하는 사람에게 “足家之馬(족가지마)” 즉, “족가집안의 말” 이라고 말하곤 하였답니다.

모방은 결코 감동을 주거나 최고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실례를 들자면, 몇년전 가보고 싶은 섬 사업에 선정된 외연도는 막대한 예산으로 마을 벽마다 벽화로 치장하고 섬전체에 둘레길을 조성하였습니다.

섬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주민 복지센터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껏 외연도의 아름다운 둘레길 이라든가 외연도의 아름다운 벽화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지 않고 외연도가 왜 아름다운 섬인지 모른채 남들이 둘레길을 만들고 벽에 그림을 그리니까 그걸 그대로 모방한 탓 아닐까요.

만약 그곳에 가면 이야기거리가 있고 볼거리가 있고 추억을 만들 수 있다면 말그대로 가보고 싶은 섬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을 모방하지 말고 외연도에만 있는 외연도의 상록수림을 보존하고 봉수대, 전횡장군당산 등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다른 섬에는 없는 세련된 숙박시설에서 낚시도 하며 일박을 하거나 아예 무인도 체험을 할 수 있었음 어땠을까요.

지금 외연도는 둘레길은 관리되지 않아 수풀이 우거지고 주변 의자는 다 부숴져 있고 방죽은 썩은 물로 가득차 냄새가 진동하고 테마파크는 쓰레기와 잡초로 덮혀있습니다.

아마도 외연도 사람들은 술자리에서 아직도 개관조차 못하는 주민복지센터에서 관리되지 않는 둘레길을 보면서 “족가지마”라고 말할 것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참으로 가슴이 아픔니다.

외연도에 있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선 천연기념물인 외연도 상록수림이 우리세대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유실되어 이제는 잡초와 대나무로 변하고 있습니다.

태풍 때문에 어쩔 수 없었고 수목이 노쇠하는 자연현상 앞에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필자는 이제라도 상록수림안에 살아 있는 수백년된 동백나무를 비롯한 팽나무 , 후박나무, 식나무, 붉가시나무 등 상록수림을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매년 풍어제를 올리는 아름드리 팽나무 앞에 아직도 아무런 설명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끼리 수백년 되었겠지 합니다.

이제는 이런 나무에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주고 잘 보존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바람이 잔잔하면 중국에서 닭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외연도, 수백년동안 풍어제가 이어져오고 전횡장군 당산이란 이야기거리가 있는 섬 외연도.

필자는 지난주말 외연도를 다녀오면서 이 섬에 있는 아름다운 상록수림을 이제 우리 후손들은 못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가보고 싶은 섬 예산의 반만이라도 이 상록수림을 보존하는데 썼다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모방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연합외과원장 고종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