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나눔 실천에 앞장서는 개인이나 기관ㆍ단체 등에서 소외계층에게 전달해 달라며 시 또는 읍면동에 기탁되는 ‘사랑의 쌀’이 ‘분노의 쌀(?)’로 퇴색해 소외계층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매년 보령시에 기탁되고 있는‘사랑의 쌀’은 읍ㆍ면ㆍ동에 배분돼 소외계층 대상자 또는 기탁자의 뜻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해 쌀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보령시는 기탁 받은 쌀을 제때 전달하지 않고 수개월씩 창고에 방치해 부패되거나 보관ㆍ방치되는 과정에서 관리부실까지 발생해 쌀벌레 등 유충이 생긴 쌀이 그대로 소외계층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복지담당 공무원들의 자질까지 의심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기초생활수급자는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서 받은 쌀을 개봉해보니 나방이 날아오르고 유충이 쌀과 섞여 있는 것을 보고 황당(?) 그 자체였다”며 생활이 어렵다고해서 도와주는 쌀이니 모른 채 감사히 먹어야 하나 아님...(?) 무시 받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너무 속상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한 시민은 “쌀을 기탁하는 분들은 소외계층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달라며 기탁하는 것인데 이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소외계층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주기는 커녕 더욱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작태다고 꼬집었다.

또한 일각에서도 “차라리 주지나 말지 담당공무원들의 생색내기식 업무행태를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로 나타난 것”이라고 성토하며, “사회로부터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소외계층을 더욱 보살피려는 자세 또한 공무원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주무부서에서는 “기탁된 쌀에 대해 보관ㆍ전달방식에서부터 철저한 조사를 실시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쌀 관련 종사자의 김모씨(남포면)는 “쌀은 도정 날짜부터 최대 2개월 이상 지난 것은 가급적 판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대부분 기탁되는 쌀은 기탁되는 시점에 도정되는 쌀이라 수혜 받을 대상자들에게 가급적 빨리 전달될 때 좀 더 좋은 밥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