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최진복

‘갑’은 ‘을’로부터 받은 투자금 중 일부로 ‘병’ 주식회사로부터 그 회사 소유인 오피스텔 등을 구입하고 나머지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을’로부터 사기 등으로 고소를 당하자 유리한 자료로 제출하기 위하여 ‘정’에게 위 투자금을 모두 오피스텔 구입 및 공사대금 등으로 지급받은 것처럼 허위 내용의 영수증과 세금계산서를 작성해달라고 부탁하였고, 당시 ‘병’ 회사의 대표이사 ‘무’로부터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대표이사 업무를 처리하고 있던 ‘정’은 위 매매계약 건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생각으로 임의로 주식회사 병 대표이사 ‘무’로 표시하여, 마치 ‘갑’이 투자금 전부를 오피스텔 구입 및 공사대금으로 위 회사들에게 지급한 것처럼 기재한 허위 내용의 영수증과 세금계산서에 위 회사들의 직인을 날인해 주었고, ‘갑’은 이를 경찰에 제출하였습니다. 이때, ‘갑’과 ‘정’의 형사적인 책임은?

결론적으로, ‘갑’과 ‘정’은 ‘병’ 회사 대표이사 ‘무’로 표시하여 허위 내용 영수증과 세금계산서를 작성한 행위는 주식회사 ‘무’ 명의의 영수증과 세금계산서를 위조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1) 원래 주식회사의 적법한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으므로, 대표이사가 직접 주식회사 명의 문서를 작성하는 행위는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또는 위조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는 그 문서의 내용이 진실에 반하는 허위이거나 대표권을 남용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작성된 경우에도 그러하다.

(2) 그런데, 주식회사의 적법한 대표이사라 하더라도 그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대표이사의 업무를 처리하게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표이사로부터 포괄적으로 권한 행사를 위임받은 사람이 주식회사 명의로 문서를 작성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권한 없는 사람의 문서 작성행위로서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또는 위조에 해당하고, 대표이사로부터 개별적·구체적으로 주식회사 명의의 문서 작성에 관하여 위임 또는 승낙을 받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적법하게 주식회사 명의로 문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3) 위 사례에서, 비록 ‘병’이 ‘병’ 회사의 적법한 대표이사인 ‘무’의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위 회사의 대표이사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무’의 위와 같은 대표이사 권한의 포괄적인 위임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갑’과 ‘정’이 ‘병’ 회사의 대표이사 ‘무’의 개별적·구체적인 위임 또는 승낙을 받지 않고 주식회사 ‘병’ 명의의 허위 영수증과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여 행사한 행위는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를 구성합니다(대법원 2008.11.27. 선고 2006도201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