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복 변호사

‘갑’의 남편인 ‘을’은 경기 여주군 능서면에 있는 ‘병’ 주식회사에 기능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정비 및 수리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2002. 3. 9. 08:10경 ‘을’ 소유의 승용차를 이용하여 출근하다가 이천시 부발읍 마암리 소재 복하2교 교차로에서 맞은편에서 운전하여 오던 차량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하였고, 위 사고로 인하여 같은 날 09:20경 사망하였습니다. ‘을’의 ‘병’ 주식회사에서의 근무시간은 08:30부터 18:00까지(토요일은 15:00까지)로 정해져 있었고, ‘을’이 ‘병’회사에 입사한 후 위 교통사고가 발생한 때까지 직접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출·퇴근을 하였는데, 이때, ‘을’의 출퇴근 중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여, 산재처리가 가능할까요?

결론적으로, ‘을’의 출근 중 사망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1) 산재법상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와 사업주 사이의 근로계약에 터 잡아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합니다.

(2) 그런데 비록 근로자의 출·퇴근이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고, 산재법에서 근로자가 통상적인 방법과 경로에 의하여 출·퇴근하는 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는 특별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은 이상, 근로자가 선택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통상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될 수는 없습니다.

(3) 따라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되기 위하여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야 합니다.

(4) 그런데, 위 사례에서, ‘을’은 회사에 입사한 후 위 교통사고가 발생한 때까지 직접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출·퇴근하였으므로, 위 교통사고는 사업주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의 이용 중에 발생한 사고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어떤 이유로든 ‘을’의 출·퇴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였다고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을’의 출근 중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7.9.28. 선고 2005두12572 전원합의체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