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최 진 복

대전 시내에서 택시운전기사로 일을 하고 있던 ‘갑’은 개인적으로 인터넷방송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은 때로는 승객들과의 대화내용을 승객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녹음하였다가 이를 인터넷방송에 게재하곤 하였는데, 2010. 5.경 ‘갑’의 택시에 탄 연인이었던 ‘을’과 ‘병’에게 결혼 문제에 대하여 계속적인 질문을 하면서 결혼에 관한 ‘을’과 ‘병’의 답변을 듣으면서, ‘갑’의 질문에 대하여 ‘을’과 ‘병’의 답변이 주인 대화의 내용을 녹음하여, ‘을’과 ‘병’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갑’이 관리하던 인터넷방송에 게제하였습니다.

이때, ‘갑’이 ‘을’과 ‘병’의 대화내용에 대한 녹음내용을 ‘을’과 ‘병’의 동의를 받지 않고 방송한 것과 관련하여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형사책임을 질까요?

결론적으로, ‘갑’은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형사책임을지지 않습니다.

(1)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16조 제1항은 제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제1호)와 제1호에 의하여 지득한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제2호)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2) 이와 같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들 간의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입니다.

(3) 따라서 3인 간의 대화에서 그중 한 사람이 그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경우에 다른 두 사람의 발언은 그 녹음자 또는 청취자에 대한 관계에서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타인 간의 대화’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녹음 또는 청취하는 행위 및 그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4) 위 사례에서, 택시 운전기사인 ‘갑’이 자신의 택시에 승차한 ‘을’과 ‘병’에게 질문하여 ‘을’과 ‘병’의 지속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그 대화 내용을 공개하였다고 하더라도, ‘갑’이 ‘을’과 ‘병’ 사이의 대화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갑’ 역시 3인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의 한 당사자라고 보아야 하고, 그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라고 보기는 어려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두고 ‘갑’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위반하여 지득한 타인 간의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서 통신비밀보호법 16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14.05.16. 선고 2013도1640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