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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집> 오씨 할머니

2014년 11월 12일 (수) 14:48:57

편집부

9319951@hanmail.net


▲ 박찬중 (사)한내문학 자문위원

참, 복도 지지리 없는 사람여.
그래 게우 그걸 살라고
홀홀단신 이북에서 내려와?
결혼한 지 육년만에 삼 남매 냉겨놓고 가버리더라구.
어떻혀, 간 사람은 간 사람이구
핏덩이 같은 새끼들허구 살아야 헐 거 아녀.
목포, 광주, 천안, 군산, 평택, 시흥 떠돌며
장사란 장사는 안해본 게 없어. 쌈도 참 많이 했지.
젊은년이 새끼들허구 혼자 살라면 독해야 하는겨.
이사 댕길 때마다 외로운 사람 혼자 냉겨 둘 수 없어
같이 옮겨 다니느라 돈도 꽤 없앴지.
시름시름 자식들 다 커 모다 출가시켰으니
이제 내 할 일은 한 가지밖에 없어.
어쩌는가, 박복하고 외로운 사람
통일되면 내 손으로 당신 고향 갑산에 묻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