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최진복

‘갑’은 2005. 11. 2.경 “본인은 모든 재산을 아들 ‘을’에게 물려준다(강남구 일원동 집 기타 등등), 사후에 자녀 간에 불협화음을 없애기 위하여 이것을 남긴다.”는 내용의 유언장(이하 ‘이 사건 유언장’이라 합니다)을 자필로 작성하였습니다.

‘갑’은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이 사건 유언장의 말미에 작성연월일(2005. 11. 2.), 주민등록번호, 성명을 자서한 후 날인하였고, 작성연월일 옆에 “암사동에서”라고 기재하였다.

‘갑’은 2005. 10. 13.부터 2008. 9. 6. 사망할 때까지 서울 강남구 (주소 1 생략) 제1층 제1호(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었으나, 실제로 생활은 서울 암사동에 소재하는 또다른 주거지에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이때, ‘을’은 ‘갑’이 사망한 후, 이 사건 유언장에 기하여 유언의 대상이 되는 부동산에 대한 등기를 경료할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이 사건 유언장은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유언장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는 경료할 수 없습니다.

(1) 민법 제1065조 내지 제1070조가 유언의 방식을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그로 인한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입니다.

(2) 따라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민법 제106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유언자가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자서하고 날인하여야만 효력이 있고, 유언자가 주소를 자서하지 않았다면 이는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으로서 효력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유언자의 특정에 지장이 없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습니다.

(3) 여기서 자서가 필요한 주소는 반드시 주민등록법에 의하여 등록된 곳일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민법 제18조에서 정한 생활의 근거되는 곳으로서 다른 장소와 구별되는 정도의 표시를 갖추어야 합니다.

(4) 위 사례에서, 설령 ‘갑’이 ‘갑’의 위 암사동 주소지에서 거주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하더라도, ‘갑’이 이 사건 유언장에 기재한 ‘암사동에서’라는 부분을 다른 주소와 구별되는 정도의 표시를 갖춘 생활의 근거되는 곳을 기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따라서 이 사건 유언장은 주소의 자서가 누락되어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나므로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유언장에 기하여 유언의 대상이 되는 재산에 대한 등기를 경료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14.09.26. 선고 2012다7168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