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최진복

문=  ‘갑’은 ‘을’과 동거하면서 친딸이 아닌 ‘병’을 양육해오던 중, 1957. 1. 4. ‘을’과 혼인신고를 하고 같은 날 ‘병’을 자신의 딸로 출생신고하였고, 그 이후 ‘갑’은 1964. 7. 15. ‘을’과 이혼하였는데, 이혼 후에도 ‘병’과 친자적인 공동생활을 하였습니다.

이후, ‘갑’은 2006. 1. 30. 사망하였고, 그 후 ‘갑’의 아들인 ‘정’이 ‘병’을 상대로 ‘병’이 ‘갑’의 친딸이 아님을 이유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재판상 청구하였습니다.

‘정’의 청구는 정당할까요. 또, ‘정’이 재판상 파양사유가 존재함을 이유로 실질적인 파양에 갈음하여 ‘병’을 상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가능할까요.

답= 결론적으로, ‘정’의 ‘병’을 상대로 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의 재판제기는 모두 부당합니다.

(1) 당사자가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고 거기에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면 그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고, 양친자관계는 파양에 의하여 해소될 수 있는 점을 제외하고는 법률적으로 친생자관계와 똑같은 내용을 갖게 되므로, 이 경우 허위의 친생자 출생신고는 법률상의 친자관계인 양친자관계를 공시하는 입양신고의 기능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구비되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입양의 합의가 있을 것, 15세 미만자는 법정대리인의 대낙이 있을 것, 양자는 양부모의 존속 또는 연장자가 아닐 것 등 민법 제883조 각 호 소정의 입양 무효사유가 없어야 함은 물론 감호·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2) 위 사례에서, ‘갑’은 친딸이 아닌 ‘병’을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하였다고 볼 수 있고, ‘갑’의 사망시까지 친생자로서의 생활관계를 유지하여 왔다고 할 것이므로, ‘병’이 ‘갑’의 친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갑’과 ‘병’ 사이에서는 법률적인 친생자관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정’이 ‘병’을 상대로 친생자관계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3) 또한, ‘갑’의 자녀인 ‘정’이 ‘갑’을 갈음하거나 또는 그를 위하여 재판상 파양에 갈음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을 구할 수도 없습니다(대법원 2009.04.23. 선고 2008므360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