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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과 면세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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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영선 박사
삼성제약대표/(전)관세청장 |
7월과 8월 휴가철을 맞이하여 여행의 계절입니다. 특히 휴가철에 가족들이 해외로 휴가여행을 가는 사람이 많아서 인천국제공항의 만원인파 모습이 뉴스시간에 자주 소개됩니다.
필자가 30년전 1986년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유럽에 최초로 업무상 해외 출장을 갔던 추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최초 해외 여행인지라 가슴 설레어 주변 지인들에게 자랑도 하고, 출발 전부터 준비에 부산을 떨었습니다.
당시 김포공항에 내 처, 갓 태어난 아이, 장모님 등이 출국인사 나왔고, 귀국할 때도 역시 가족이 공항에 마중 나왔습니다.
지금은 해외여행을 국내여행처럼 간편하게 생각하므로 인천공항에 환영 나오는 가족들이 없어졌습니다.
농어촌의 경우에도 부모님 회갑이나 칠순 생일기념으로 효도 해외여행이 일반화되어 있고, 농한기에 외국에 여행가는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외국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하는 젊은 세대는 해외여행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아니합니다. 나의 경우에도 내 아들과 외국에 함께 갈 경우에는 여행사를 예약하지 아니하고 가족끼리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 여행의 질적인 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지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나간다는 자체가 중요시되어 저가 저질의 해외 여행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알뜰 여행에서부터 온천관광, 종교 순례지 여행, 박물관, 미술관 관광 등 다양화 전문화 되고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해외 여행에서 가장 부담되는 것이 선물 사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80년대, 90년대 해외여행 갔다 올 때 가족, 직장 상사, 같은 과 직원 등에 대해 무슨 선물을 사올까 걱정 때문에 출발 전부터 큰 근심거리였습니다.
어떤 분은 출발 전에 남대문 수입물품 상점에 가서 미리 해외에서 사올 선물을 사 놓고 출장 가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해외여행 기념으로 선물을 사오는 것도 줄어 들었고, 선물 때문에 스트레스도 아니 받는 시대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화장품, 전자제품, 옷 등이 세계 최고수준이라 외국에서 굳이 쇼핑할 필요성도 없어졌습니다.
정부는 해외 여행객들의 편의와 쇼핑의 기쁨을 주기 위해 일정한도 면세를 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일인당 면세한도가 종전 400달러에서 650달러로 인상되었습니다.
즉 650달러 상당의 선물을 사오는 경우는 관세, 부가세 등 세금을 면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하여 술 한 병(1리터이하 한 병당 400달러 이하에 한정, 고가의 술은 제외됩니다.), 담배 한 보루(10갑), 향수 한병은 돌아 올 때 세금을 별도로 면세해주고 있습니다.
여행객에 대한 면세한도는 국가마다 다릅니다. 중국은 2300달러, 일본은 1800달러, 미국은 850달러 등이고, 대부분 국가들이 대체로 800달러 수준까지는 선물구입에 세금을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중국, 일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합니다. 중국 정부는 대체로 외국에서 선물 사오는 것에 대해 관대합니다. 이에 따라 중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서 많은 선물을 사가지고 갑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화장품, 인삼, 건강식품뿐 아니라 외국산 명품 핸드백, 고급시계, 의류 구매에 관심이 많아서 우리나라의 관광수입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민 중에서 8천만명이상이 소득이 3만달러가 넘는 고소득자이기 때문에 세계에서 명품구매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입니다.
중국관광객이 명품구입을 홍콩이나 중국 면세점 대신 한국의 면세점을 이용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구입하는 명품은 속지 아니하고 진짜 명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유럽, 미국 등에 여행가서 고가 핸드백, 고가 시계, 보석 등 구입하고 세금신고 없이 귀국하다 적발되어 곤욕을 치르고 부끄럼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사례를 들면, 어느 고소득층 중년 부인이 하와이에 여행 가서 자녀 혼수용으로 10만불(원화 1.1억원) 짜리 시계를 신고 없이 가져오다가 인천공항세관 휴대품검사에서 적발되었는데 본인이 계속 불성실하게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결국은 밀수품으로 처리되어 시계는 압수되어 국고로 환수되고, 본인은 검찰에 밀수범인으로 형사 고발되었고, 밀수에 따른 많은 액수의 벌금이 부과되어 졸지에 돈 잃고, 범죄경력을 갖게 되는 사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과다한 기념품 쇼핑 때문에 멋진 해외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귀국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한 경우를 많이 경험합니다. 성실한 납세는 모두 국민들에게 적용됩니다.
장사하거나 기업하시는 분들만 탈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해외여행에 있어서도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금언을 꼭 되새겨야 합니다.
시세보다 형편없이 저가의 해외 여행을 간 다음 관광일정은 제쳐두고 여행사가 쇼핑센터만 데려갔다가 귀국하는 사례가 간혹 언론에 보도됩니다.
품격에 맞는 합리적 여행문화와 합리적인 쇼핑문화가 정착되기를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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