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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과 만주지역 역사여행(2)

2015년 09월 02일 (수) 15:10:33

편집부

9319951@hanmail.net


▲ 윤영선 박사 삼성제약대표/(전)관세청장

학창시절 배웠던 윤동주 시인의 생가는 용정에서 차량으로 30분거리인 농촌의 도로변에 있습니다. 중국 길림성 문화재청에서 입장료를 우리 돈 2만원씩 받고 있는 것을 보면서 중국사람의 상업성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조선족 애국시인 윤동주 생가”라는 비석이 집 앞에 서있습니다. 정문 바로 안에 작은 교회가 있는데 윤시인의 부친이 목사로 목회 활동을 했던 장소입니다. 윤시인의 시비가 몇 개 서있는 마당이 있고, 교회 뒤편의 초가집으로 지은 조그만 사택이 윤시인 가족이 살았던 생가입니다.
윤동주 시인은 부모님의 높은 교육열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떨어져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시절 걸어서 통학이 안되어 용정시내에서 하숙하였고, 한때는 평양 숭실중학교로 유학을 갔고, 대학은 서울에 와서 연희전문대학, 그리고 일본 와세다대학 영문과로 유학을 갔습니다.
일본에서 체포되어 1945년 해방을 얼마 앞두고 29세의 나이로 옥중에서 돌아가신 아까운 천재 시인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비에 있는 “서시(序詩)”를 여기에 옮겨 적습니다.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용정에서 5시간 가량 가면 백두산입니다. 용정에서 백두산 가는 지역은 소나무 숲이 끊임 없이 이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백두산을 한민족의 영산으로 신성시하는 것처럼 중국도 청태조 누루하치가 백두산 정기를 받고 태어났다고 생각하여 신성시하는 산입니다.
중국은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부릅니다. 장백산 아래 이도백화라는 지역이 호텔, 온천, 식당 등 관광객 숙박지역입니다. 중국사람이 80~90프로 차지할 정도로 백두산은 중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입니다. 가이드가 천지에서 애국가나 아리랑을 부르면 중국공안에서 쫒겨난다는 주의사항을 듣고 백두산 천지를 보러 새벽에 출발했습니다. 우리 일행 중에 어느 분이 세 번 왔는데 나쁜 날씨 때문에 천지를 못 봤다고 해서 과연 우리가 한번에 천지를 볼 수 있는지 기대가 컸습니다.
천지에 가기 위해서는 차량 승차권을 사야 하는데 8월 중순 평일인데도 많은 관람인파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10인승 독일 벤츠 미니버스를 타고 꾸불꾸불한 길을 40분이상 올라가는데 중국기사가 차를 매우 험하게 몰아서 차량안 일행이 비명소리를 저도 모르게 지르게 됩니다. 내려 올 때 기사에게 차를 천천히 운전하라고 팁을 줬는데도 운행시간 때문에 역시 빨리 달려서 공포의 산행길입니다.
백두산 높이가 2774미터인테 이는 북한쪽 산이고, 중국쪽 산은 이보다 낮다는 사실을 듣고 언제가 북한쪽 백두산에 올라가서 천지를 보리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천지 바로 아래 주차장에서 한번에 200여명씩 올려 보내는데 걸어서 약 10분 올라가면 천지입니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가려서 8월 중순인데도 추위가 만만치 않습니다.
마음 졸이면서 천지에 올라간 순가 구름이 커튼 걷히듯 걷혀서 우리 일행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아!! 발아래 짙고 푸른 천지를 보니 말로 형언 할 수 없는 신비감과 가슴 뭉클함이 솟아 올랐습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 가사가 생각납니다. 사진 촬영하기 좋은 전망이 좋은 장소는 중국 사진사가 모두 자리를 차지해서 어쩔수 없이 한 장에 만원씩 주고 기념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중국사람들의 상업성을 천지에서 또 느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협약으로 천지의 80%는 중국, 20%만 북한 관할이라는 말을 듣고 북한이 국경도 중국에 팔아먹었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북한쪽 천지는 아랫 쪽에 초소와 작은 모터보트만 썰렁하게 있고, 중국은 관광객의 돈을 포대에 쓸어 담는 것을 비교해보니 북한 정권이 정말 바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철종때 김정호 선생은 짚신 신고 백두산을 7번 올랐다고 하는데 다음에 걸어서 백두산을 오르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세조때 남이 장군이 여진족을 정벌한 다음 지은 시, “백두산석 마도진, 두만강수 음마수…”(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서 없애고, 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서 없앤다)라는 호탕한 시를 생각하며, 다음 목적지인 압록강 중류에 있는 고구려 시대 유적으로 발길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