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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와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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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영선 박사
삼성제약대표/(전)관세청장 |
어느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숫자로 계량화해서 측정하는 것을 “행복지수”라고 합니다. 선진국가 멤버인 OECD회원국 34개국에서 우리나라의 행복지수 순위는 조금씩 변하지만 대체로 하위권이고, 최근 우리의 순위는 32위 수준입니다. 우리보다 못한 나라는 멕시코, 터키라고 합니다. 이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행복지수의 측정은 여러 가지의 항목, 예를 들면 건강, 환경, 빈곤, 삶의 질, 안전, 치안 등 다양한 항목을 질문하고 답변자의 내용을 가지고 순위를 측정한다고 합니다.
세계의 여러 나라의 국민들과 동일한 질문 항목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행복에 대해 상대적으로 인색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서 행복하지 아니한 것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사회 안전도 낮은 네팔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류는 수천년 동안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였고,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행복이 무엇인지를 한마디로 얘기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인류의 행복을 찾기 위해 많은 성인들과 철학자가 노력하였으나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지에 대해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연령별, 남녀별, 직업별, 지역별, 개인의 성격 등 개인별 처한 상황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행복에 대해 동서양이 비슷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과거부터 마음속으로 특정 지역에 살게 되면 행복할 수 있다는 이상향(理想鄕)을 추구하였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이상향(理想鄕)의 명칭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중국 사람은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고 불렀고, 티벳 사람은 샹그릴라, 우리나라 사람은 청학동이라고 불렀으며, 고대 그리스 사람과 이후의 유럽 사람들은 이상향의 명칭을 유토피아라고 부릅니다.
동서양 공히 전쟁과 재난이 없고, 무병장수하고, 풍부한 식량과 따뜻한 기후 등을 갖춘 상상 속의 지역이라는 공통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무릉도원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나무꾼이 길을 잃어서 우연히 신선들이 사는 무릉도원에 들어갔다가 나왔는데, 그 장소를 다시 찾고자 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동양에서 청학(淸鶴)은 장수와 상서로운 동물중의 하나입니다. 청학(淸鶴)이 사는 지역은 길지로 여겼고, 이러한 상상 속의 지역을 청학동(淸鶴洞)이라고 불렀습니다. 지리산 자락 하동에 있는 청학동 마을은 6.25때 전란을 피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지금도 유명한 관광지역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중국 티벳에 있는 샹그릴라는(이 명칭을 딴 샹그릴라 호텔은 매우 고급호텔임) 주변의 절경 때문에 세계적인 관광지입니다.
현대는 인간의 삶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생존의 노력, 제한된 희소한 자원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다툼, 물질만능주의 세계에서 모두가 부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 등 모든 사람의 욕구를 전부 채워줄 수가 없는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모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행복의 요건은 자녀들의 취업과 자녀들의 원하는 대학입학일 것입니다. 일자리는 인문계 대학 졸업생들에게 더욱 심각해서 명문대학을 졸업하여도 취업이 무척 어렵습니다. 경제성장이 2%대의 저성장의 고착화와 함께 경제성장을 하여도 고용인원은 증가하지 아니하는 “고용 없는 성장”이 구조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고등학교나 직업학교를 나왔으면 운신의 폭이 넓은데 대학졸업의 고학력으로 인해서 취업이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가을이 지나고 연말이 되면 수능시험, 대학 입학시험 등 입시의 계절이 다가옵니다. 취업이 잘 되는 상위권 대학과 학과는 선발 인원이 제한되어 있으나, 좋은 대학을 입학하려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많아서 불가피하게 입시 경쟁에서 본인과 부모가 원하는 대학을 못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즉 대학을 입학하여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구조적으로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게 시험제도입니다.
심리학자인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는 단계적으로 커진다고 합니다. 인간의 욕망을 5단계로 구분합니다. 결과적으로 끊임없는 욕구 때문에 보통 사람은 행복하고 만족하기 어렵습니다.
1단계는 생리적, 생존의 욕구(기본적인 생존과 목숨의 연명), 2단계는 안전의 욕구(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3단계는 사회적 욕구(사회생활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가정, 직장 등에서 사랑을 받는 욕구), 4단계는 존경받고 싶은 욕구(사회에서 명예와 존경을 받음), 5단계는 자아실현 욕구(본인의 내면에서 행복을 느끼는 단계.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하여 봉사와 자선행위 등)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을 증가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의식변화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자녀가 공부에 소질이 없거나, 공부를 원하지 아니하면 부모가 자녀의 공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평범하게 살아가도록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남의 자식이 대학 가니까 내자식도 일단 대학 보낸다는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자기 능력에 맞게 욕구를 조금씩 비워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물질만능주의, 부자, 출세, 풍족한 생활 등” 에 대해 남과 비교하는 것을 버리고 자기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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