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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허용 여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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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최 짐 복 |
갑’과 ‘을’은 1976. 3. 9.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서 그 사이에 성년인 자녀 3명을 두고 있는데, ‘갑’은 ‘병’과 외도를 하였고, 2000. 1.경 집을 나와 ‘갑’의 딸을 출산한 ‘병’과 동거하고 있습니다. ‘을’은 전업주부로서 ‘갑’이 집을 나간 후 혼자서 세 자녀를 양육하였는데, ‘갑’은 집을 나간 후에도 ‘을’에게 월 100만 원 정도의 생활비를 지급하였고, 세자녀들의 학비를 부담하였습니다. ‘갑’은 당뇨와 고혈압의 질환이 있고 합병증으로 인하여 신장장애 2급의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는 등 건강이 좋지 아니한데, 2011년 말경 ‘을’과 자녀들에게 신장이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가 거절당한 채 ‘병’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복막투석을 받고 있는 등 ‘병’의 개호와 협력이 없이는 생활하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을’은 ‘갑’과의 혼인관계에 애착을 가지고 혼인을 계속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때, ‘갑’의 ‘을’을 상대로 이혼청구를 하는 경우, ‘갑’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질까요.
결론적으로, ‘갑’의 ‘을’을 상대로 한 이혼청구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로서, 받아들여지기 힘듦니다. (1) 우리나라에는 파탄주의의 한계나 기준, 그리고 이혼 후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책임 등에 관해 아무런 법률 조항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유책배우자의 상대방을 보호할 입법적인 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한 현 단계에서 파탄주의를 취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널리 인정하는 경우 유책배우자의 행복을 위해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결과가 될 위험이 크다고 할 것입니다. (2) 다만,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따른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습니다. (3) 위 사례에서, ‘갑’은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하여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이고,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 보아도 ‘을’이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이거나 ‘갑’의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갑’은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2015.09.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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