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광작가

충남 보령 청라면이 고향으로 청라에서 초중학교를 나온 작가 김종광이 자신의 오늘이 있게 한 70~80년대 청라면 시골마을의 정경을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낸 장편소설 『별의별 나를 키운 것들』(2015, 문학과지성사)이 을미년 한 해를 보내는 세밑에서 문단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청라면 출신으로 중앙대 문창과를 졸업한 김종광 작가는 1998년 계간문예지 ≪문학동네≫에 단편소설 〈경찰서여, 안녕〉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해로가〉가 당선되어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처음연애>(2008), <착한 대화>(2009)등을 발표했으며, 2000년 대산문학창작기금, 2001년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은 문단에서 촉망받는 작가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신간 『별의별 나를 키운 것들』은 “나를 성장시킨 산천과 어른들과 친구들에게 바치는 이야기. 그렇게 별의별 사람과 사건이 나를 키웠다.”고 작가 자신이 고백하듯이 자신을 키워낸 고향 마을의 별의별 사건과 사람을 특유의 재치와 입담으로 풀어내고 있다.
‘김유정의 반어, 채만식의 풍자, 이문구의 능청스런 입담’을 두루 갖춘 소설가로 문단의 ‘기린아’로 떠오른 ‘김종광’의 이번 신작은 자신의 고향인 청라면을 배경으로 48편의 에피소드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냈다. 청라면 출신의 작가 김종광이 청라면을 배경으로 펼치는 70~80년대 고향별곡-
소설의 주요 무대는 작가가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70~80년대의 청라면이다.
소설의 첫 시작은 왜구의 침구로부터 보령의 땅과 백성을 지켜내 만세보령의 터전을 마련한 자랑스런 역사인물로 지역 주민들에겐 최고의 역사 영웅으로 존경받는 고려 말의 충신 ‘김성우 장군’ 이야기로 시작된다.
순진 그 자체인 범골 최고의 약체 ‘판돈’, 사내아이를 능가하는 왈가닥 ‘덕순,’ 신의 손 ‘공작,’ 첫사랑 ‘미해,’ 사냥 천재 ‘육손,’ 서울 아이 ‘운성,’ 등 13명의 서로 다른 환경의 아이들의 좌충우돌 성장기가 청라면의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계속해서 펼쳐진다.
물론 이 소설에는 동학농민운동, 새마을운동, 삼청교육대, 소값 파동 등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작가의 예리한 필치로 묘사된다.
소설 속 첫머리에 등장하는 고려 말 김성우 장군부터 70~80년대 청라면민의 일상사를 따라가다 보면 동학농민운동은 물론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벌어진 우리의 굴곡진 역사의 주요한 장면들이 작가의 예리한 기억을 통해 파노라마처럼 에피소드로 거듭난다.
작가가 김성우 장군을 맨 앞에 놓은 이유는 대한민국 현대사 발전의 밑바탕을 이룬 사람들이 민초들이며, 이들이 바로 김성우 장군 후손들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의 삶을 아우르고 있는 것들이 전(前) 세대의 피땀 어린 노력과 희생, 투쟁을 통해 이루어진 것임을 절실히 깨닫고, 지나간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지지대로 삼았으면 한다.” _「해설」에서

작가 김종광은 70-80년대 우리 고향 시골마을의 잊혀진 풍경과 정서를 작가 특유의 해학과 풍자로 풀어내 어른들에게는 잊혀진 향수를 불러오게 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겐 부모세대의 가족관과 애환을 되돌아보게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별의별 사람과 접촉하고 또 구구절절한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소설 속으로 빨려들어 동화되는 것이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이다. (김종광 장편소설, 2015,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