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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삼십년 뒤에 쓰는 반성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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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문학보령예지회-손혜경- |
며칠 전 신문을 보다 교육부에서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된 선생님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인 그 선생님은 불우한 환경으로 웅크린 어린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자신의 시골집에서 1박2일 문학캠프를 진행하고, 현장체험을 나가서 즉흥백일장을 열기도하는 등 아이들의 꿈과 희망, 감성과 인성을 두루 키우는 글쓰기 지도를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글을 쓰다보면 문장력이 늘 뿐 아니라 자연스레 자기반성도 하게 되며 나만의 색깔 있는 삶을 살게 된다며 아이들이 힘든 삶을 글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하였다.
이 기사를 보며 예전에 읽고 노트에 줄거리를 적어놓은 ‘삼십년 뒤에 쓰는 반성문’ 이라는 단편소설 한편이 생각났다. 소설가인 주인공 김OO은 고향친구들과 함께 중학교 은사의 병문안을 간다.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 선생님은 병석에 누워서 찾아온 제자들을 반기며 얘기를 나누시다가 주인공에게 그 옛날 중학교 시절에 제출하지 않은 반성문을 써오라고 한다.
세월 저편 뒤쪽에 묻어두었던, 아니 짐짓 잊었다고 생각해온 기억하나.
그것은 중학교시절 교내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한 그의 작품을 보고는 반성문을 제출하라 한 오래된 숙제였던 것이었다. 아무도 모르리라 생각하고는 학생잡지에 나왔던 작품의 줄거리에 살을 붙이고 조금 변형하여 써낸 작품을 선생님께서 아시고는 원고지 500매 분량의 반성문을 제출하라는 중학생인 당시의 주인공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숙제를 내주셨던 것이었다.
그 때 선생님께서는 기한을 정하지 않고 언젠가는 꼭 그 반성문을 제출하라시며 미루어주셨는데 기한이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외지로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며 결국 그 숙제를 못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보내고 글을 업으로 하는 작가가 되어 여러 편의 작품도 발표하고 살며 이리저리 세월이 흘렀는데....
아. 지금 그 반성문을 제출하라 하신거였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이야기하며 자연스레 옛 일을 더듬으며 반성문을 쓰기 시작한다. 새록새록 기억에 새로운 중학교 시절을 더듬으며 그 시절의 일화가 나오고 우리들 모두가 겪었을법한 학창시절이 펼쳐진다.
선생님 자신도 대학시절 글을 쓰고 싶었으나 필화에 휘말려 그 때부터 글쓰기를 그만두고 평범한 국어 교사로 살아온 것이었기에 제자에게 진정한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었던 것이었다. 선생님은 그동안 그가 발표한 작품 모두를 읽고 소설가로 성장한 제자를 지켜보고 계셨던 것이었다. ‘시험 볼 때 답을 훔치는 것은 지식을 훔치는 것이지만, 글을 도둑질 하는 것은 그 사람의 공들인 마음까지 훔치는 거다.’ 라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새삼 느끼며 반성문을 몇 번에 걸쳐 조금씩 나누어 쓰고 그 횟수만큼 선생님의 병실을 방문한다. 힘든 투병생활 중 제자의 반성문을 받아서 읽어보는 것에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끼는 선생님의 모습에 주인공도 조금이나마 마음에 위로를 받는다.
아프시던 선생님은 목련꽃 지는 어느 봄 밤 돌아가시고...
한 인간이 제대로 된 사람으로서 성장하려면 많은 선생님들과의 만남이 있어야하고 그 인연의 끈 위에서 지식을 습득하고 한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성과 소양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반드시 학창시절의 선생님뿐만 아니고 우리의 삶 속에는 가르침을 주고받는 무수한 만남이 있다. 논어에 ‘삼인이 유행이면 필유아사라’ 하여 세 사람이 길을 함께 가면 그 중에는 반드시 배울 점이 있는 스승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남의 안 좋은 점을 보고 오히려 자신은 그러한 점을 경계하는 반면교사의 역할도 있으니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배울점을 발견하고 자신의 소중한 자산으로 삼는다면 우리 사회는 교양 있고 상식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어 더욱 건전하고 앞선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인생길에서도 깨달음과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만남의 기회가 나에게 많이 깃들길 희망하며 감사와 고마움의 눈부신 신록의 달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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