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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의 권한 불행사의 위법 여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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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최 진 복 |
갑’은 ‘을’‘병’ 부부의 딸이자 ‘정’의 누나인 ‘무’를 유인하여 납치한 후 ‘무’의 휴대전화로 ‘을’‘병’ 부부에게 전화하여 몸값을 요구하였습니다. 경찰은 ‘을’‘병’ 부부의 신고를 받고 ‘무’의 휴대전화에 대한 위치추적 등을 통하여 용의자가 ‘흰색 모닝’을 운전하고 다니는 것으로 추정하였고, ‘무’의 계좌를 부정계좌로 등록하여 ‘갑’이 대구 소재 현금지급기에서 현금 인출을 시도한 사실을 포착하고 이러한 사실을 무전으로 전파하였는데, 그 무렵 비노출차량인 형사기동차량을 타고 대구 달서구 호산동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관들은 ‘갑’이 운전하던 흰색 모닝 차량을 발견하고 이를 용의차량으로 의심하여 미행하다가, ‘갑’이 편도 1차로 도로의 가장자리에 정차하자, 맞은편 후방 10여m 지점에 형사기동차량을 정차시킨 후 차량에서 내려 ‘갑’의 승용차에 대한 검문을 실시하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은 자신이 정차한 후 위 형사기동차량이 바로 따라와 후방에 정차하고, 경찰관들이 무전기 또는 수첩으로 보이는 검은색 물건을 들고 차량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두 사람이 형사라는 것을 직감하고 자신의 승용차를 급발진시켜 반대 방향으로 도망하였고, 이후 경찰관들은 위 승용차 번호를 무전으로 전파하고 인근에 배치되어 있던 다른 경찰관들과 함께 위 승용차를 추격하였으나 퇴근 시간대의 혼잡한 교통으로 인하여 ‘갑’을 검거하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이후 ‘갑’은 ‘무’의 휴대폰 전원을 꺼버려 더 이상 휴대폰 위치추적을 할 수가 없었고, 수사망이 좁혀오자 더 이상 자신을 알고 있는 ‘무’를 살려둘 수 없다고 생각하고 ‘무’를 살해하였습니다. 이때, 국가는 ‘무’가 살해 당한 것과 관련하여, 경찰관의 과실이 있음을 이유로, ‘무’의 유족들에게 손해배상을 하여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국가는 ‘무’가 살해를 당한 것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이 있습니다. (1) 경찰은 범죄의 예방, 진압 및 수사와 함께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직무로 하고 있고,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경찰관 직무집행법,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여러 가지 권한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구체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으로서는 제반 상황에 대응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여러 가지 권한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권한은 일반적으로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한 합리적인 재량에 위임되어 있는 것이나, 경찰관에게 권한을 부여한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경찰관이 그 권한을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권한의 불행사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되어 위법하게 됩니다(대법원 1998. 5. 8. 선고 97다54482 판결,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3다49009 판결 등 참조). (2) 위 사례에서, 경찰관들이 인질납치범인 ‘갑’이 운전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승용차를 발견하고 검문하려는 과정에서 용의자의 도주 위험에 대하여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무’에게 발생한 피해의 심각성 및 절박한 정도, 그 상황에서 요구되는 경찰관의 초동조치 및 주의의무의 정도, 추가적 범행의 발생에 대한 예견 가능성 등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국가는 경찰관들의 위와 같은 직무집행상 과실로 말미암아 ‘무’ 및 그 유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대법원 2016.04.15. 선고 2013다2042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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