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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당사자의 확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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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최 진 복 |
‘갑’은 익산시 소재에 병원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2010. 9. 말경 ‘을’을 만나, ‘갑’은 ‘을’의 부탁으로, ‘을’에게 이 사건 공사를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을’은 ‘갑’에게 자신이 종합건설업자로 등록되어 있지 아니하여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할 자격이 없다고 하면서 ‘병’ 건설회사 명의를 빌려, ‘병’ 명의로 공사계약을 체결하되, 자신이 직접 공사를 실시하겠다고 제의하였고, 피고도 이를 승낙하였습니다. ‘갑’은 2010. 10. 13.경 자신이 운영하던 병원 사무실에서 ‘병’ 회사의 대표이사인 ‘정’을 만나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도급인을 ‘갑’, 수급인을 ‘병’ 회사로 표시하고, 공사기간 2010. 10. 22.부터 2011. 4. 30.까지, 계약금액 9억 1,28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등으로 하는 공사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공사대금을 포함한 공사조건은 ‘갑’과 ‘을’이 상의하여 정하였습니다. 다만, ‘갑’은 위 공사대금을 공사계약서상 수급인으로 되어 있는 ‘병’ 회사 명의의 법인계좌로 송금하기로 하였고, ‘병’ 회사와 ‘을’ 사이에서는 ‘병’ 회사가 위와 같이 ‘갑’으로부터 송금받은 돈 중에서 건설업명의대여 수수료 명목으로 일정한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을’이 지정하는 예금계좌로 송금하여 주기로 약정하였습니다. 이후, ‘을’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후 직접 하도급업체를 선정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는데, 이때, ‘병’ 회사의 채권자가 ‘병’의 ‘갑’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대위행사하는 경우, ‘갑’은 ‘병’의 채권자의 권리행사에 응하여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갑’은 ‘병’회사의 채권자의 권리행사에 응하지 않아도 됩니다. (1)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할 것이고, 쌍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경위 등 계약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인 중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할 것인지에 의하여 결정하여야지 그 계약상의 명의인이 언제나 계약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입니다. (2) 이러한 법리는 종합건설업자로 등록되어 있지 아니한 수급인이 도급인과 건축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사자의 합의하에 계약상의 수급인 명의를 종합건설업자로 등록된 사업자로 표시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지만 그 공사를 직접 시공하고 공사대금도 자기의 계산으로 하는 등 스스로 계약당사자가 될 의사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3) 위 사례에서,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있어서 ‘을’을 계약 당사자인 수급인으로 하는 데 대한 ‘갑’과 ‘을’ 사이의 의사의 합치가 존재하거나 적어도 ‘갑’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을’을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하였으리라고 보기에 충분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많고, 공사계약서가 ‘병’ 회사 명의로 작성된 것은 ‘갑’과 ‘을’ 사이에 이미 ‘병’의 명의를 빌려 공사계약서를 작성하기로 양해한 결과이므로 그 과정에서 공사계약서를 ‘정’이 직접 작성하였다고 하여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공사계약의 계약 당사자는 ‘갑’과 ‘병’회사가 아니라, ‘갑’과 ‘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병’ 회사는 ‘갑’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에 대한 공사대금의 채권자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2016.03.10. 선고 2015다240768 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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