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비자교육원 보령지부장 한 중 환

올해는 우리나라에 건강보험이 도입된 지 4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도입 12년 만에 전 국민 건강보험이 실시됐고, 지금은 여러 나라에 수출까지 하는 훌륭한 건강보험제도로 거듭 발전해 왔다.

그러나 보험료 부과체계는 큰 변함없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시행돼 왔으며, 그동안 많은 민원과 개편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건강보험료 부과 방식을 보면, 직장가입자는 월보수에 일정비율을 곱하여 건강보험료를 산정하고, 지역가입자는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지 않아 성, 연령, 생활수준에 의한 평가소득을 산정하여 등급별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소득 이외의 재산, 자동차도 부과기준에 포함하여 보험료를 산정한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산정방식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수용하는 편이나, 일정한 소득이나 재산이 있어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재되어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 피부양자 제도에 대해서는 국민의 불만이 많았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산정방식은 매우 복잡하며, 소득이나 재산(부동산, 자동차, 전월세 등) 등 변동요인이 많아 국민들의 이해가 쉽지 않고, 형평성의 문제가 있어 많은 민원을 초래했다.

공단에 따르면 2015년에만 약 6725만 건의 민원이 발생됐다고 한다.

이렇게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논란만 수년 동안 거듭해 오다가 지난 1월 23일 정부에서 그 개편안을 내놓았다.

정부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은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는 대신 고소득 직장인과 고액 재산가의 부담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편안 주요 내용은 소득 중심의 부과체계, 보험재정의 중립, 무임승차의 최대한 배제 등이다. 궁극적으로 소득 중심의 단일 보험료 부과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정부안의 목표이다.

이 방안대로라면 2018년 하반기부터 지역가입자의 77%에 해당하는 583만 가구의 보험료는 월평균 2만원 내리고 월급 외 고소득이 있는 직장인과 고액 재산가 47만 가구는 보험료가 오른다.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 인정기준도 강화되어 47만 가구는 새로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보험료 개편안은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동차, 전월세, 재산 등 부과자료에 대해서도 대폭적인 개편을 통해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지속 가능성과 국민적 수용성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 같은 안을 3년 주기 3단계(2018년 하반기, 2021년, 2024년)로 추진하는 방안을 당초 제시했다가 최근에 1단계 4년을 걸쳐 곧바로 2단계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단계별로 개편할 경우 혼란이 예상되고 개편 시간이 너무 길다는 이유에서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형평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건강보험료 부과방식은 국민들의 수용성과 합리성, 공평하고 객관적인 부과체계, 그리고 사회적 합의 및 공감대 형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적정부담과 적정급여를 통해 우리 국민의 건강수준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제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공평한 개편안이 조숙히 마련돼야 하겠다.

정부안의 목표대로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내리고 고소득 피부양자, 직장가입자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높여 소득 중심의 새로운 부과체계로 개편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지금당장 우리가 해결하여야 할 책무이며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