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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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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한내문학 자문회장
오 치 인 |
눈 분신 이 가을
햇살에 까실까실 옷을 말리고
앞마당의 고추가 윤기를 발할 때
세월은 젊은 새댁을
할머니로 바꾸어 놓았지만
장성한 아들딸들을 보며
그간의 고단함을 달래고
깊어가는 가을 맛에 취해본다
여물어가는 이 가을
지난여름에 타오르던 해처럼
힘들던 지난날의 일상이 없었다면
저 산 넘어 황금 노을빛이
진정으로 가슴에 와 닿지 않았을 것을
노년의 이 가을
저녁노을에 억새밭을 거닐며
옛 기억의 한잔에
잘 살았구나! 하고 취해보고
취한 이 가을에
열심히 살았구나! 하고
인생의 한잔에 더 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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