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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 옹도를 다녀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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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문락 예지회 김 정 자 |
옹기〔독〕가 눕혀 있는 모양의 옹도(甕島) 등대에 오르는 날이다.
모처럼 날씨가 화창하다. 그동안 벼르고 있었던 옹도를 가기 위해 세 부부는 함께 신진항으로 나왔다.
사실 신진도에 친구의 지인이 있어 몇 번 왔었지만 옹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는 여유를 가지고 유람선을 타기로 하였다.
어느 일행들은 일부러 유람선을 타러 왔다가 선착장에서 풍랑관계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어제 도착 당시는 비가 좀 내려서 걱정했었는데 오늘은 화창하고 유람선을 타기에 아주 좋은 날씨였다.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신진도 유람선 선착장 근처라서 조식 후 선착장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유람선에 승선하고 있었다. 신진도 외항에서 출항하는 옹도 하선 코스의 요금이 1인당 23,000원임에도 매일 약 300여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져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이 승선하였다.
유람선은 왕복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
겉으로는 태연하였지만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어 매점으로 달려가 갈매기의 간식인 새우깡과 우리의 갈증을 풀어줄 맥주를 샀다.
그리고 시야가 좋은 2층 선미 쪽을 택하여 자리를 잡았다.
일명 ‘서해의 실크로드’로 알려진 태안반도 앞바다에는 119개의 크고 작은 아름다운 섬들이 널려있고 그 중 7개의 섬만이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이고 나머지는 천혜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무인도라고 한다.
오전 11시 정각에 굵은 뱃고동 소리와 함께 신진도항을 미끄러져 나왔다.
하늘은 청명한데 해무가 있어 가까이에 있는 가의도와 정족도가 아스라이 보였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잔잔한 푸른 파도, 스쳐가는 섬들, 스크루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거품, 그리고 관광객들의 새우깡에 유혹되어 배를 계속 따라 다니는 괭이갈매기들을 바라봤다.
던져주는 새우깡을 묘기하듯 받아먹는 갈매기를 신기해하며 마냥 즐거워하는 관광객들 사이에 눈길을 주다보니 어느새 40분 거리에 있는 옹도에 도착했다.
섬모양이 옹기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 ‘옹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등대 16경의 하나로 선정된 섬이다.
옹도의 등대는 1907년 1월에 세워져 110년 가까이 오가는 선박들의 이정표 역할을 해왔으며, 옹도는 민간인 출입이 전면 통제되었다가 2013년이 되어 106년 만에 개방된 천혜비경 신비의 섬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옹도에 도착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이었다.
아름다운 나무계단은 가파르지 않아 한 계단씩 조심스레 한발 한발 중턱을 넘었다.
동백꽃 쉼터와 동백잎 쉼터를 지나 동백숲까지 들어섰다.
기름진 동백잎과 동백나무 밑에는 천남성을 비롯한 자생식물이 빼곡했다.
봄이면 동백꽃으로 유명한 곳이라고도 하니 내년 봄에 다시 한 번 찾고 싶다.
동백꽃 쉼터에서 목을 축이고 유람선은 옹도를 뒤로 하고 가의도로 향했다.
선장님이 스피커를 통해 열심히 설명해줬지만 엔진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가의도에 있는 독립문 바위를 지나 멀리 중국을 바라보며 태안반도를 지켜준다는 전설의 바위, 사자바위의 가까이에 다다랐다.
이어 맹골수도와 울돌목에 이어 세 번째로 조류가 강하다는 관장수도 앞에 있는 코바위가 보였다.
마지막으로 부부바위라고 불리는 신기한 바위를 돌아보며 유람선은 어로 작업을 마치고 귀항하는 어선들과 함께 신진항에 도착했다.
2시간 40분의 유람선 옹도 여행은 그렇게 끝이 났다.
흔히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시원한 초록바다,
신비의 섬, 맛있는 해산물이 풍성한 곳. 또한 마음의 힐링을 얻는데 손색이 없는 곳임이 틀림없다. 내년 봄에는 가까운 친구들과 옹도를 찾아 동백꽃 향기에 취해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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