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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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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령예지회 정 태 경 |
여행은 여행지에 있는 것만 여행이 아닌 것 같다.
여행가기전 준비하며 설레는 마음과 여행 다녀와서 글로 쓰는 과정도 여행의 일부가 아닐까? 이번 여행이 내가 기억하는 부산의 모든 모습은 아닐 것이다.
당연히 여러 가지 생각하면서 내가 보고 느낀 일부분을 글로 쓰려니 부담감이 생긴다.
항상 글쓰기는 부담스럽다.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를 글로 옮겨 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세월의 때만큼 쾌쾌히 쌓이면서 아무생각도 나지 않게 한다.
아침 일찍 두서없이 바빴다.
수업을 빼고 문해 교사 워크숍에 참여하려고 아침 일찍 서두르는 나의 모습에 문득 낯선 느낌이 왔다.
많이 생각해서 부산으로 워크숍을 떠나는 결정을 했다.
작년에 다른 일을 한다면서 월례회 모임에도 자주 빠져서 부산 워크숍은 꼭 참석해야지 하는 맘으로 기다려 왔다.
떠날 수 있는 여유와 떠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떠남을 즐길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고픈 마음이 컸다.
그러나 항상 시간에 쫓기다 보니 떠나는 자유로움도 떠나서 즐길 여유도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맘이 들 때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문해 워크숍에서는 떠나는 이의 자유로움을 누리고 싶어 맘껏 즐기려 했는데 다녀와서 생각하니 그러지 못한 듯한 아쉬움이 남았다.
2월의 마지막 이틀을 1박 2일로 부산에 갔다.
올겨울 내내 많이 춥다하여 혹시라도 부산가서 얼어 죽을까봐 옷을 껴입었더니 땀순이가 땀을 많이 흘렸다.
부산해운대 바닷가도 남쪽이라 그런지 정말 따뜻했다. 바닷바람도 시원하고 해운대 물도 엄청 깨끗했다.
나도 대천 앞바다가 10분이면 오갈 수 있는 곳에 사는데,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 물을 보고 좋아하는 내 모습에 실소가 나온다.
아침 8시에 출발하여 4시간여 버스를 달려 점심을 먹으러 간곳이 외식1번지 식당이다.
처음에 무슨 문화센터인줄 알았다. 식당이 정말 인테리어도 멋있고 음식 맛도 좋았다.
조명 인테리어가 탐이 났다.
1층 로비의 소파는 어느 궁궐에 들어가는 듯한 화려함과 세련된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작은 도서관을 저렇게 꾸밀 수 있으면 좋을텐데.... 다시 한 번 주먹을 불끈 쥐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다짐을 했다.
부산 북구 평생학습센터로 이동하여 평생학습과 문해교사의 역할에 대한 세미나를 마치고 다시 해운대로 향했다.
모래사장에 세워진 달집 태우기 모형을 보며 보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바닷가를 거닐다가 보니 족욕하는 곳이 있었다. 양말을 벗고 따뜻한 물에 발을 담구니 시원하다.
차타고 온 피로가 싹 가시는듯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해운대 바닷가에 족욕하는 곳이다.
시원하게 발을 담그고 10분을 기다리는 시간은 참 더디다고 생각하며 눈에 한가득 파도의 모습을 담았다.
사실은 파도 없는 잔잔한 바다였다.
그저 바다를 바라보며 환상을 보듯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장면으로 물보라 치는 겨울바다도 상상하며 문득, 육지와 바다가 너무 낮다는 생각을 하니 영화 해운대가 생각났다.
갑자기 저 잔잔한 바다가 스나미가 되어 덮칠 것만 같은 무서움도 살짝 스쳤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하릴없이 별 생각을 다한다고 생각을 떨치고 숙소로 들어갔다.
부산에 온 김에 부산 야경을 구경 하려는 속셈이 있었는데 선생님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도란도란 사랑의 꽃을 피우며 이야기하다보니 저녁이 훌쩍 밤으로 접어들었다.
다음날 아침, 간단히 아침을 먹고 해운대 쪽을 걸어갔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해운대가 아니라 조용한 공기만이 감도는 해운대. 너무 복작거리고만 살아왔는데 고요한 곳에 오니 내 기분도 고요해 졌다.
문득 ‘내 나이가 어때서’를 흥얼거리며 해운대 모래사장을 거닐어 보았다.
내 나이가 벌써 그 노래를 부르며 감상에 젖을 나이가 되었나보다.
버스를 타고 감천문화 마을에서 문화탐방을 했다. 작은집들이 올망졸망하다.
감천문화마을은 사진이 정말 예쁘게 찍히는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얻어 온 것은 예쁜 사진이다.
어느 곳을 어떤 장면으로 찍어도 사진작가가 찍은 것처럼 나와서 나를 기쁘게 했다.
층층이 산비탈에 지어진 집들에 각각의 파스텔 톤으로 옷을 입혀 놓은 집들은 조각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아 조용했다.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어도 멋지게 찍혔다.
한참 사진작가 놀이를 하듯 펄펄 날아다니는 새처럼 사진을 찍어댔다.
고요함과 옛 추억의 아름다움, 그래서 사람들이 이곳은 찾는 듯하다.
오가며 버스를 타는 시간이 많아 틈틈이 문해에 대한 내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는 여행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너무 많이 걸어 다닌 탓에 피곤해서 모두 말없이 자는 거 같았지만 이번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어가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여행 후 내가 찍힌 사진을 앨범에 올리며 사진이 우리들의 즐거운 여행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좋은 연결 끈이다. 지금도 사진을 보며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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