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 피해로 정전돼 폐사한 닭을 소각이나 매몰처리하지 않은 채 유기질비료로 둔갑시키려던 사업장이 주민들의 신고로 적발됐다.
지난 3일 오후5시경 친환경 유기질 비료를 생산한다는 주포면 연지리 소재의 한 비료공장으로 폐사한 닭이 반입돼 비료화 된다는 주민제보로 사업장을 방문해보니 원료배합시설 건물에는 폐사된 닭이 배합된 흔적이 발견됐다.
차로 반입된 폐사 닭은 보이지 않았지만 먼저 현장에 도착한 지방지 기자가 취재하자 사업주는 반입된 폐사 닭을 가져온 양계장으로 되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사업장 대표인 안 모씨에 따르면 “폐사한 닭으로 비료를 만들지 않는다. 지난 태풍에 닭이 집단 폐사해 긴급한 상황이다 보니 오늘 처음 양계장 측에서 가져다 놓은 것”이며, “정확친 않지만 5t차량으로 (폐사한 닭을)두세 번 나른 것 같다. 양계장 측에 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한 상태”라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주민들은 유기질 비료 원료와 이미 섞여진 닭의 상태로 미뤄볼 때 업주의 해명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또한 폐사된 닭을 유기질비료 사업장에 반출한 양계장 주인에 따르면 “태풍 곤파스로 정전되면서 닭 3만 5천여 수가 더위로 폐사했고, 급한 나머지 면에 연락해 비료공장에 가져다 놓기로 허락을 받고 5천 수 정도 옮겨놓았다”고 말한 것.
하지만 이 또한 진실을 가려야 할 과제로 궁긍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주포면에서는 폐사한 닭 처리와 관련해 “양계장 내 매몰처리를 허가한 것일 뿐 다른 곳으로의 반출이나 비료공장에 이동토록 허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비료생산자재와 혼합돼 있는 '페사 닭'
연지리 주민들은 유기질 비료공장으로 인해 각종 피해를 호소하며 보령시에 수십 차례 민원제기도 했지만, 시 관계자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럼 주민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비료공장은 폐수누출로 인해 지난 7월 보령시로부터 행정처분을 받고, 경찰에 고발조치까지 내려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관계기관의 사후처리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가축이 폐사할 경우 소각이나 매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매몰에 인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 소각 시 연료비용 과다 소요, 매연 발생과 환경 분쟁 등이 문제로 제기돼 왔다. 특히 소각이나 매몰 과정에서 2차 오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처럼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제대로 받지 않기 때문에 집단 폐사한 닭을 퇴비로 만들거나 매몰하고 있는 실정으로 2차 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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