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어떻게 지도해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고민합니다.

한동안 제가 고수해 온 아이들을 지도하는 방법은 즉각적인 의사소통이었습니다. 먼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잘 배웠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기본 유형의 문제를 풀어준 다음 응용문제를 푸는 과정을 지켜봅니다.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지체 없이 시정해 줍니다.

그것도 아주 정통적이고 교과서적인 방법으로 말입니다. 틀린 문제를 맞힐 때까지 같은 유형의 문제를 계속 제공하고 문제 푸는 유형을 외우도록 요구합니다. 그리고 반복이야 말로 최고의 학습 방법이라고 아이들에게 강조합니다.

반복이 최고의 학습 방법이라는 명제에 대하여는 지금도 여전히 찬성합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커다한 문제점을 발견하였습니다.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풀다가 막혔을 때 기다려 주지 않았습니다. 잠시도 머뭇거림 없이 얼른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모두 외우라고 강요했습니다. 아이들이 커가고 상급 학교로 진학하게 되면 문제별 유형을 외우는 것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 방대해진 모든 학습량을 외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데다, 암기만 했을 때 문제를 조금만 변형시켜도 대처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고민하고 생각할 줄 알아야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곁에 있는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얼른 도움의 눈길로 해결을 요청합니다. 그 이유가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표방하는 디지털시대의 산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강의 중에 설명이 조금만 장황해지면 금방 지루해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할수록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오로지 암기 위주의 학습방법에 길들여져 있고, 어른들의 일방적인 지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수도권의 도시에서는 자기 주도 학습 위주 학원들의 성공 사례가 많습니다. 저도 그런 유형의 프랜차이즈 제의를 몇 차례 받은 적이 있었는데 다 무시했습니다.

‘자습위주의 학습 프로그램에 어느 학부모님이 수강료를 내고 등록하실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운영하는 학원은 자습 시간이 아예 없는 것이 최고의 강점이라고 학부모님께 홍보했습니다. 조금만 깊게 생각해 볼걸 부끄럽게도 저 잘난 맛에 저보다 훌륭한 교육가들의 대책을 간과한 셈입니다.

최근에 학습 프로그램을 바꾸면서 기존 강의시간에 자기 주도형 학습 시간을 추가했습니다. 선생님들의 통제 하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제공 한 결과, 수업시간에 질문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사고력으로 유명한 서울의 어느 학원에서는 ‘절대로 가르치지 않기’가 강사교육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에겐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이 해결해 준 건, 아이들 스스로의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때 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맨 처음의 기다림은 우리 어른들에게는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 지루한 한 번이 지나고 두 번째, 세 번째로 갈수록 문제 해결시간이 단축될 겁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문제는 어려워서 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낯설어서 못 푸는 겁니다. 익숙해 질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청담학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