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보령 관내 각 급 학교의 중간고사가 치러졌습니다. 수험생인 학생 당사자는 물론 학부모님들께서도 긴장 속에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으리라 생각되어집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학생들도 대부분 시험을 완료하였습니다. 주기적으로 항상 치르는 시험이지만, 아무리 경험이 쌓여도 시험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험이 끝난 후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우리가 시험의 결과를 ‘성적(成績)’이라고 합니다. 하여온 일의 결과로 얻은 실적이라는 뜻으로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이루고 쌓아가는 것이 성적입니다.

다시 말하면 시험의 결과인 성적은 단 한번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난 결과가 쌓여 온 것이며, 앞으로의 결과도 누적되어질 것입니다.

시험을 치른 후 얻은 성적에 대해서 학생들은 각기 개성대로 다양한 반응을 보입니다. 어떤 학생들은 울기도 하고, 어떤 학생들은 좋은 결과로 한껏 자신감에 부풀어 기뻐합니다.

하지만 일희일비하는 학생들보다 무덤덤한 학생들이 더 많습니다. 여하튼 학생들이 보이는 가장 일반적인 반응은 시험이 끝났으니 맘껏 쉬어 보자입니다.

휴식은 다음의 일을 대비하여 삶의 활력을 재충전하는 시간입니다. 기성세대조차 휴식을 올바로 활용하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하물며 아직 휴식의 방법을 모르는 학생들은 막무가내로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마치, 이 한 번의 시험에 인생의 모든 걸 걸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시험 기간 동안 받은 엄청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시험 후 휴식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단지 시간만 허비하는 휴식이 되지 않도록 부모님을 비롯한 우리 어른들의 세심한 지도가 필요합니다.

모처럼 자녀들과 같이 산책을 하며, 시험을 치룬 소감이나 좋은 결과 또는 나쁜 결과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어 보시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청소년기의 학생이어서 부모님과의 시간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또래의 친구들과 좋은 영화를 보거나 함께 모여 건전하게 휴식을 취하도록 유도해 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여러 가지의 방법이 있겠지만 올바른 휴식을 위해 반드시 부모님께서 직간접적으로 지도하셔야 합니다.
시험 후에 꼭 점검해야 할 또 다른 일은 자기 성적을 정식 결과 전에 미리 산출하도록 훈련을 시키는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험 후 스스로 시험결과를 예상하거나 점검하지 않습니다. 그 저변에는 시험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음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이런 행동이 계속되다 보면, 나중에 어떤 역경이 닥쳤을 때 도피하는 행동 방식을 낳게 됩니다.

시험 후에 점수를 미리 따져 본다고 이미 치른 시험의 성적 결과가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성적은 달라질 겁니다. 자기 점수를 정확히 예상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성적이 향상됩니다. 시험 후 자기 점수를 따져 보지 않는 학생 중에 성적을 유지, 향상시키는 학생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점수를 따져보는 학생들은 자신에 대해 당당하고 스스로의 위치를 인식하게 됨으로서, 대부분 어떤 고난에 닥치더라도 진취적으로 접근합니다. 적어도 16년간의 길고 긴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이러한 접근방식의 차이는 결과에서 엄청 큰 간극을 보일 겁니다.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열심히 공부한 자녀가 기대 보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아낌없이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해주셔야 합니다. 제 경험상, 실력이 올라가도 성적은 약간의 시간적 이를 두고 뒤늦게 향상됩니다.

성적이 낮을 때 무의식적으로 형성되었던 위축감이 제대로 된 실력발휘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절대로 좌절하여 포기하지 않도록 힘과 용기를 전해 주십시오.

성적이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나 좋은 성적을 얻은 경험은 곧 스스로의 자신감이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미래를 열어 준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청담학원 최재성 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