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보건복지부장관) 이태복

지방은 한국사회의 모순이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곳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자와 빈곤층, 수출과 내수, 어느 것 하나 지방은 양지(陽地)에 있지 않다.

울산, 포항, 구미처럼 지방이면서도 집권세력의 지지기반이 된 곳은 예외적이지만, 대부분의 지방은 춥고 배고프고 발전에서 소외된 지역이다.

지역 중에서도 충남은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다. 국민생활의 기초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상하수도 보급률도 전국에서 최하위이고, 주요한 기간산업이 자리잡지 못했다. 충남의 16개 시군 가운데 보령은 어떤가? 예산배정이나 국책사업의 선정에서 밀려나기 일쑤였다.

중앙정부가 전략개발항구로 약속해놓고 보령신항 계획만 사실상 폐기됐다는 사실은 그 증거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지방언론사로서 생존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발행인 이하 모든 임직원들의 희생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면, 왜 그토록 어려운 지방언론의 길로 나아가려 하고 또 해야만 하는가. 그것은 지방의 현실을 일깨우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의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이 역할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지역현안문제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공론을 형성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보령시민신문을 꼼꼼히 읽어보면서 적은 인력으로 많은 지역소식을 전하고 있는 신문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이왕 고생을 작정한 것이면 여러 현안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노력과 건설적이고 애정어린 충고가 함께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창간 14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발행인 이하 여러분들의 노고가 꼭 보답받을 날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