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희정 충남지사가 4대강(금강) 사업의 핵심인 ‘보(洑) 건설’과 ‘대규모 준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과 관련해 찬반 논란이 뜨겁다.

특히 일각에서는 4대강 재검토 결론을 뒷받침하는 여론조사결과가 반대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져 객관적으로 반영키에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에 불을 붙이는 형국이다.

▲충남도의회 민주당 의원 모임 “충남도 4대강 입장 동의한다”

먼저 안 지사와 같은 당 소속인 충남도의회 민주당 의원 모임(회장 김홍장 의원)은 1일 논평을 통해 “4대강(금강)사업과 관련한 충남도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충남도의 4대강 입장은 200만 도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 의원 모임은 4대강 사업의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중단이 기본 입장이지만 ‘대화’와 ‘타협’이 4대강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대화의 테이블‘에 즉각 나서라. 오만과 독선은 정권에게도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4대강 살리기 주민협의회 “충남도 4대강 입장, 특정정당 입장 대변”

반면, 4대강(금강)사업 추진을 주장하는 ‘4대강 살리기 연기주민협의회(회장 권대혁)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안희정 충남지사의 4대강(금강)사업 재검토 발표는 재검토가 아닌 무조건적인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며 “특정 정당에 치우쳐 보고서를 작성한 4대강 충남특위가 무슨 근거로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주장하는 지 알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지금도 4대강 사업 금강유역의 7개 시ㆍ군 단체장과 주민들은 4대강 금강유역 개발을 찬성 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라며 “충남 4대강 특위와 안희정 도지사는 충남도민과 금강유역 주민들의 입과 귀를 막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으로 “4대강 충남특위와 안 지사는는 독단적인 보고서와 활동을 즉시 멈추고 진정으로 지역민을 생각을 한다면 다시 한 번 지역민의 의견을 수립해 새로운 자료를 발표 하라”고 촉구했다.

▲공주, 부여군, 충남도 입장 동의 못 해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은 4대강(금강)사업이 추진 중인 공주시와 부여군이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주시와 부여군은 충남도가 지역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준원 공주시장은 “금강보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도의 의견에 동의한 바 없다”며 “공사가 70% 진척된 금남보 공사는 계속하고 60% 진척된 금강보는 중단해야 한다는 논리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금강보 설치로 고마나루 백사장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하는데 공주시민들이 어렸을 때부터 봐 온 백사장은 지금 위치보다 위에 있는 풀밭이다. 오히려 보 건설로 수위가 높아져야 금강이 복원되는 셈” 이라면서 “고마나루 보호를 위해 보를 500m 하류로 이동해 설치하기로 이미 문화재 위원들과 합의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부여군수도 “주민들은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데 안 지사가 당론이라고 반대하면 되느냐”며 “찬성의견을 무시하고 반대만 하는 것이 민주주의 인가”라고 반발했다.

▲충남도 4대강 조사, 반대 결론 도출 위한 여론조사

이밖에 충남도가 반대의 근거로 제시한 여론조사결과가 객관성이 없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충남도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5, 26일 이틀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내용을 보면 “금강 하천환경 정비사업을 인공시설물 위주의 획일적 방식 보다는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지역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찬성하는냐?” 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93.6%가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공주의 ‘금강보’와 부여의 ‘부여보’는 물흐름이 막혀 수질을 악화시키고 백제문화유산을 훼손시킬 우려가 크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밀한 조사를 실시한 후 계속적인 추진 여부를 검토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하느냐?”라는 문항 역시 문제점을 나열한 뒤 특정한 결론을 이끌어낼 개연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4대강 살리기 주민협의회 이해원 사무국장은 “4대강 살리기는 좋지만 보 건설과 준설은 안 된다는 것은 4대강(금강)을 건드리지 말고 사업을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충남도는 지금이라도 4대강 주변 주민들에 대한 의견을 정당하게 하는 것이 안희정 충남지사가 말하는 소통이자 민의를 수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