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유류오염사고피해가 2년이 다되어가고 있지만 피해보상은 커녕 방제인건비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령, 서천, 홍성, 전북 군산 피해주민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보령시유류피해민대책총연합회(회장 박덕규)는 23일 오전 10시30분 보령시 동대동 하상주차장에서 ‘보령·홍성지역 유류피해민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와 삼성중공업 측에 조속한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서천, 군산 피해민 대책연합회도 동참한 이번 총궐기대회는 80여대의 버스가 동원돼 보령, 서천, 홍성, 전북 군산 주민 등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특별법 개정과 피해에 합당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쳤다.

특히 이날 대회에는 신준희 시장을 비롯 류근찬 국회의원, 김태흠 위원장 (한나라당 보령·서천 당협), 김충수 시의장, 김동일, 백낙구의원, 시의원 등 정치권 인사도 대거 참석해 강도높은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경환 사무국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서해안 유류오염사고가 발생한지 2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피해민들은 지쳐 쓰러지기 직전의 상태에 있다”며 “이는 정부가 국제기금측에 모든 것을 떠넘기고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정부에서 4대강유역 정비와 관련 경작민들에게 5800억원의 보상계획을 세우면서도 서해안 유류피해민들은 홀대하고 있다”며 정부측의 무관심을 강하게 성토했다.

특히 그는 “피해민들을 대변해야하는 정치인들도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었다”며 앞으로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덕규 회장은 “국제기금의 일방적 의사로 결정된 특별법상 보상방식은 일부 조사를 마친 비수산의 경우 청구건의 85%가 기각되고 피해기간 인정도 태안지역과 일부 섬지역만을 우대하는 등 타당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정한 특별법상 국제기금이 인정한 금액만을 손해액으로 본다고 규정된 특별법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법으로 사정재판 재판부 제시금액을 정부가 전액 대지급할 수 있도록 특별법 일부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회장은 이어 “서해안 유류피해가 발생한 지 2년이 다 되었는데도 정부의 무관심으로 피해 배·보상이 늦어지고 국제기금측에서도 조사를 계속해야한다며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피해민들을 지치게 만들어 스스로를 포기토록 유도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며“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격려사에서 신준희 시장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피해만큼만 보상 받기를 기다려 왔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이 자리를 통해 피해민들의 의지를 표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겼던 것처럼 우리도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정당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류근찬 의원은 “현 국회의원으로써 뼈있는 각성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유류사고 배·보상에 관한 현재의 상황은 ‘가해자가 피해차량의 견적을 내는 꼴’로 이는 가해자에 책임과 권한을 넘긴 꼴로 특별법 개정을 반대한 정부의 잘못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김태흠 위원장도 강한역설로 현 국회의원과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피해민을 위해 정부측에 대변하고 피해민들을 위한 특별법제정에 노력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뒷짐지고 있을 때 피해민들의 고통과 시름은 늘어만 가고 있었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여당의 지역구 당협위원장으로써도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류피해민이 무슨죄가 있다고 추운 날 이 자리에 모이게 했는가를 생각하고 생각해보면, 역시나 국회의원과 정부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며, “현재의 입장에서는 큰 힘은 안되겠지만 작으나마 도움이 된다면 피해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령시 유류피해민대책총연합회는 이날 촉구문을 통해

▲서산지원 사정재판 집행부 제시금액을 정부가 대지급할 수 있도록 특별법일부조항을 개정할 것.
▲국제기금은 한국법원에 보상한도액을 집행의뢰하고 조속히 한국을 떠날 것.
▲국제기금측은 국내연구진에 의해 피해로 인정된 성장저하, 먹이사슬파괴 등에 대한 피해도 인정할 것.
▲정부와 삼성중공업은 서산지원 지정재판부가 제시한 금액을 지역별로 집계해 이에 상응하는 지원과 대우를 해줄 것.
▲수산제조업 매출감소로 인한 신용등급하락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과 원금상환요구를 피해이전상태로 회복시킬 것 등을 주장했다.

이 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삼성제품 불매운동, 정부·지자체 불신임 등으로 대처해 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령시에서는 피해성격이 다른 수산과 비수산 등으로 유류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해왔지만, ‘보령시유류피해민대책총연합회’로 최근 통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앞으로 유류피해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보령시유류피해민대책총연합회’의 향후 활동여부도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