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학교별 졸업식이 진행되는 시즌입니다. 졸업생 여러분과 그 뒷바라지에 고생하셨던 가족들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말을 전합니다. 흔히 말하길,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단순한 시작이 아니라 이전보다 더 높은 단계의 출발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졸업은 때로는 그리 즐거운 일만은 아니게 됩니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이전보다 잘할 수 있을 까 하는 것은 모든 학부모님과 학생들의 공통적인 관심사입니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선생님들과 새로운 친구들에 대한 기대와 막연한 두려움이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고, 본업인 학업에 성취감을 느끼고, 학교생활에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에 대한 긍정적 수용이 필요합니다.

첫째,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의 모든 사회생활은 상대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인간은 군집을 이루며 살면서도, 나와 다른 사람이 각자 동등한 인간 존엄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각자의 차별성을 강조하기위해 분야별로 비교를 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생물학적으로도 인간의 대부분의 감각은 상대적입니다. 예를 들어, 더위나 추위를 느끼는 것은 섭씨 몇 도에서가 아닌 주변보다 온도가 높으면 따뜻하고 주변보다 온도가 낮으면 차갑다고 느낍니다.

또한 비교 대상은 반드시 동시대의 동일 환경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1960년대와 2011년을 비교하여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경제적으로 풍요하다고 만족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 이시대의 재벌이나 세계적 유명 인사들의 생활을 동경하거나, 그에 비교된 내 상황에 상실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비교되거나 비교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내가 추구하는 분야에서 더 높은 레벨의 사람을 보고 따라잡으려 하는 것, 그것이 개인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즉,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나보다 더 상위권인 학생들과 나를 비교하여야만 성적 향상을 위한 방향성을 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학업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빠져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배우는 모든 것은 예전부터 전해 오면서 개선되고, 발전적으로 변화된 인류 업적의 산물입니다.

학교 수학 시간에 우리를 그렇게도 괴롭혔던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지금부터 약 25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정리이며, 너무 복잡해서 우리를 피로하게 했던 그 많은 화학식들은 대부분 중세 시대 연금술의 부산물입니다.

우리가 배운다는 것은 이전까지 진행되어 왔던 결과물들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학교에서 배우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은 반드시 일단 수용해야 하는 일종의 규칙들입니다. 규칙은 익히고 지켜나가야 하는 것들입니다. 부모님들은 자녀가 공부할 때, 원리를 이해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그러나 원리 이해를 바라는 대부분의 부모님께서는 이해 이전에 암기해야 할 규칙이 있다는 걸 간과하고 계십니다. 즉, 이해를 위해서는 암기가 필수란 말씀입니다. 기본적인 사실들을 암기하고 있지 않으면서 이해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상급학교에 진학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원하는 학업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 우리는 질서와 규칙들을 준수해야 합니다.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것은 사회 속에서 저마다의 성취를 위해 경쟁하는 모든 사람들이 부당한 경쟁 상태로부터 보호받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법이고,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지켜야 하는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선의의 경쟁을 통한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학업 성적의 원활한 향상을 위해서, 규칙을 준수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규칙에 대해 긍정적 순응을 할 수 있도록 우리의 아이들을 지도해야 합니다.

창의성이란 이전의 규칙을 토대로 삼고 새롭게 개선된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규칙을 준수하고 그 규칙의 범위를 인간관계, 일과 학업 등의 개인 생활의 전반과 우리 인간의 존엄성과 자존감의 영역까지 확대시킨다면, 미래는 더없이 밝게 빛날 것입니다.

/청담학원 최재성 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