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갑은 지난 해에 세면기를 만드는 공장에 입사를 하였고, 주문량이 갑자기 많아져 주.야간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당시 위 공장에는 직원 10명이 있었는데 위 인원으로는 주문량을 도저히 충족할 수 없었으나, 사장은 인력 충원을 하지 않아 갑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과로와 수면부족 상태를 겪었으며, 마침내 갑은 물건 배달로 장거리 운전을 하다가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당하여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 경우 갑은 사장인 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답) 갑과 을은 민법상 근로계약 상태이고, 이 경우 근로자는 성실히 일을 할 의무가 있으며, 사용자는 근로의 대가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위 의무는 근로계약의 주된 의무로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책임을 지게 됩니다. 사안에서는 위 주된 의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고, 사용자의 부수적 의무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가 문제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는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가 있으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는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도 있습니다.

사안에서, 사용자는 주문량이 많아지는 경우에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여 근로자들이 과로하여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고, 결국 과로와 무리한 근무로 인하여 갑이 상해를 입은 것이므로 을은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 사용자가 피용자로 하여금 주·야간으로 일을 하게 하여 과로와 수면부족 상태를 초래하고 그러한 상태에서 장거리운전까지 하게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일으켜 상해를 입게 한 경우, 피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다(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고 판시하였습니다.

/양승현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