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학부모님들께서는 자녀가 아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 하게 되었다며 흐뭇해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시험 결과는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아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사례를 들어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 중에서 반에서 2, 3등을 하는 친구가 학교 시험을 보고 와서 자랑을 합니다.

 “선생님, 여기 22번 문제 되게 어려운거죠? 다른 애들 다 틀렸는데, 저만 맞았어요.” “그래 잘했구나, 그럼 100점 맞은 거야?”라고 물어보면 “아뇨, 실수로 3개 틀려서 86점이요.” 그때, 옆에 서 있던 다른 친구가 우울해 합니다. “선생님, 전 22번 문제 틀렸어요.” “괜찮아. 어려운데 틀릴 수도 있지. 다른 과목 시험을 잘 준비해봐. 그런데 점수는 몇 점이니?”라는 위로의 말에 “96점이요. 그 문제만 틀렸어요.”라고 대답합니다.

이 친구는 전교 1, 2등을 다투는 친구였습니다.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쉬운 문제를 실수로 틀리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를 맞추어도 성적은 오르지 않습니다. ‘양민학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 전쟁에서 상대방 나라의 군대가 아닌 백성을 학살하면 승리를 하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런 사례는 우리 삶의 여기저기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리그 방식으로 진행되는 오늘날의 프로스포츠에서도 ‘양민학살’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챔피언인 팀은 최하위 팀을 무자비하게 유린하여 반드시 승리하는데 반하여, 2위 팀은 챔피언에게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서 승리를 얻어내지만 어이없게도 최약체 팀에게 덜미를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쉽다고 방심하기 때문입니다. 공부도 그렇습니다. 성적을 올리려면 쉬운 문제를 절대로 틀려서는 안됩니다. 시험에서는 최고 난이도의 문제보다 평이한 난이도의 문제 개수가 훨씬 많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쉬운 문제를 틀리지 않으려면, 먼저 방심을 없애고, 꾸준하게 반복해야 합니다.

최상위권의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쉬운 문제라도 선생님들의 설명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 문제를 이미 이해하고, 정답을 아는데도 말입니다.

또한 제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기초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복잡 다변화시킨 문제이기 때문에 쉬운 문제를 풀다 보면 기본 바탕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서 어려운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때는 대견합니다. 그때, 기본 문제들은 확실히 알고 있는지, 실수는 없는지 점검하시면 곧 성적은 부모님의 기대만큼 오르게 될 겁니다.

/청담학원 최재성 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