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협중앙회 신?경분리를 주내용으로 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통과, 농민단체와 지역조합 등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3월11일 2012년 3월부터 농협중앙회를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농축산물유통?판매) 분리’, ‘1중앙회 2지주회사의 체제개편’을 주 내용으로 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주요내용은 중앙회를 경제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로 분리해 금융지주회사 산하에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을 두고 경제지주회사의 조합 및 농업인에 대한 이익기여 의무를 법률에 명문화하며, 중앙회는 자체자본금 가운데 30%이상을 경제사업에 무조건 배분하고 추후 경제사업부문에 필요한 자본금을 우선배분.

보험사업은 지역조합과 농협은행을 모두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으로 취급하되, 조합에 대해서는 5년 동안 방카슈랑스(은행과 보험사가 상호제휴, 은행창구에서 직접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형태) 규제를 유예하게 된다.

이번 신?경분리 배경은 그간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에 치중한 나머지 본연의 역할인 농수산유통 등 경제사업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1991년 논의후 20년만에 정부가 2009년 12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농민단체의 반발과 여야 줄다리기로 1년 3개월 만에 통과하게 된 것

국회 법안통과로 대다수 농민단체와 지역조합들은 ‘실효성 없는 농협개혁’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내실있는 농촌발전을 기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민단체인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성명을 발표하고 “농협법 개정안은 농협을 협동조합이 아닌 금융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한 법안”이라며, “이로 인해 농협은 농민들을 위한 사업이 아닌 투자자(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또한 지역농민회는 “이번 개혁안은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아 개혁의 핵심주체인 조합원의 참여가 제한됐다”며 “농민을 위한 경제사업을 기피하고 신용사업 위주의 구조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중앙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지역조합도 이번 개혁안과 관련해 답답함을 성토하고 있다.

논산의 지역조합에서도 “논산시는 지역조합을 중심으로 농산물 유통사업이 비교적 활성화 돼 있는 편”이라며, “자금력과 행정력이 풍부한 농협중앙회가 경제유통사업에 참여할 경우 상대적으로 형편이 열악한 지역조합들은 사업이 축소돼 결국 무너질 것이 명백하다”고 답답함 토로했다.

또한, 농협중앙회 직원들도 농협법 개정안 통과로 농협의 진로나 자신의 거취문제 등을 두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충남농협의 한 직원, “20년전부터 논의된 일이지만 농협이 신용, 경제, 교육지원 등 각 지주회사로 나뉘면 직원들도 어디로 갈지를 결정해야 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 않다”며 “농협 지주회사 전환에 근본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경제사업분야 회사에 정부차원의 지원이나 확약 등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고 하소연했다.

충남농협의 다른 직원은 “현재 농협(중앙회)은 내부적으로 신용부문(금융)에 남으려는 직원들과 경제부문(유통) 배치를 꺼리는 직원들로 술렁이고 있다”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이번 농협개혁의 혜택은 결국 조합과 농업인에게 귀속될 것”이라며, 사업 구조 개편 후 농업인의 실익사업 소홀에 대한 우려와 관련 “중앙회가 지분 100%의 지배구조를 통해 지주회사 관리와 통제가 가능하고 이러한 권한이 법률로 규정돼 있어 이윤추구에만 치중, 농업인을 등한시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농협변화에 대한 지역조합과 농협(중앙회)직원들의 불안한 시각과 관련, 본격 분리작업에 앞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가능토록 문을 개방할 계획이며, 중앙회 직원들도 자신의 전문성에 맞는 곳으로 찾아가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면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농협개혁이 농민과 지역농업경제 활성화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의 자구노력과 각계의 관리 감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