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10명중 8명(78.5%)이 수업 및 생활지도과정에서 과거에 비해 문제 학생 지도를 회피한다는 응답 결과가 나타나, 체벌 전면금지와 학생인권조례시행 이후 새 학기 1달여 동안 학생을 적극적으로 지도하는 교사가 줄어드는 등 교사의 열정과 사명감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새 학기 동안, 교원 10명 중 6명이 학생생활지도 및 교육활동에 빈번한 갈등상황이 있었으며,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학교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교사의 학생지도에 불응하는 학생 증가, 44.8%, ▲교실 위기 등 전체적인 학교질서 및 사제간의 순기능관계 붕괴, 37.2%로 학교현장의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되고 있는 반면, ▲학생, 학부모와 교사간 상담활동 활발 5.2%, ▲학생들의 학교생활만족도 증가 1.9%, ▲변화없다 10.8%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설문결과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 이하 ‘교총’)가 새 학기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조례 시행 한 달과 직접체벌을 금지하되 간접체벌을 단위학교에 위임하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2011년 3월 18일)된 상황에서 지난 4월 1일부터 17일까지 ‘새학기,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조례 실시 관련 학교현장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 경기지역 초중고 교원 667명이 응답한 결과이다.

특히 학칙 등에 의한 학생생활지도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학생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 및 수업권에 지장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률이 70.6%로 나타난 반면, 보통이다 18.1%, 그렇지 않다는 응답률은 11.2%에 불과했다.

교사들은 또, 학생생활지도에 대한 대응방식으로 ▲‘절차(벌점제, 학교폭력대책자치위 등)에 맞춰 처리하고 만다’ 42%, ▲‘학생학부모의 부당행위 등이 늘어 가능하면 갈등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32.8%를 응답해,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조례 시행이후 가능한 한 교사들은 직접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으려는 경향이 뚜렷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교사들은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조례 시행이후 학생생활지도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적절한 지도방법의 부재(59.2%), ▲교사들의 갈등상황 기피(23.8%), ▲문제학생에 대한 강제 전학 및 학부모 소환권 등 강력한 제재수단 부재(12.6%), ▲벌점제로 인한 서열화 등 부작용 발생(1.6%)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시행 이후 수업 및 생활지도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욕설을 듣거나 교권침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경험한 교원은 43.8%에 달하고, 과거에 비해 문제학생에 대한 회피현상이 스스로 나타난다는 응답률도 78.5%로 높게 나타났다.

직접체벌은 금지하되, 학생지도에 있어 학교의 자율적 운영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에 대해 응답 교원들은 ▲학생지도 등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조치(51%), ▲학교의 자율권 강화로 학교책임경영 실현(12.4%),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의 정책 혼선으로 또다시 학교가 혼란해질 것이다(31.3%)라고 반응했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교과부의 개정 시행령에 대한 거부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교원들은 ▲상위법 우선원칙을 무시한 시도교육감의 준법의무 위반행위(49.3%), ▲시도교육감의 인기영합주의적 선택(30.3%), ▲시도교육수장으로서 교육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운영행위(10.6%) ▲학생인권보호를 위한 교육적 선택(5.2%)으로 응답했다.

교과부와 일부 시, 도교육청간의 간접체벌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정리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라는 질문에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된 만큼, 시·도교육감이 솔선수범해 준법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응답률이 76.3%로, ▲교과부가 시·도교육청에 간섭을 하지 않고 시·도교육감에게 자율권을 줘야 한다(18.1%)는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에 따라 단위 학교 학칙 개정준비 여부에 대해서는 ▲준비중이다(43.5%),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31.2%), ▲모르겠다(25.3%)로 나타났다. 또, 학칙개정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의 상이한 지침으로 학칙개정시 논란이 발생될 것이다(63%), ▲간접체벌의 범위가 광범위해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다(23.2%), ▲학교구성원간 이견차이가 심할 것이다(10.6%)를 보여 아직까지 학교가 구체적으로 간접체벌의 방법과 범위 등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총의 이번 설문조사는 새 학기 들어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 이후 한 달 동안 학교현장의 실태를 알아 본 첫 설문조사로써, 교총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시도교육청이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른 학칙개정을 거부할 경우 법령준수를 촉구하는 동시에 학생지도에 있어 학교의 자율적 운영권을 강화키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학칙개정 운동을 전개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종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