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담배회사인 비에이티 (BAT)코리아에서 생산되고 있는 던힐, 켄트, 보그 담배가격이 지난달 28일부터 200원 인상됐다.

이에 국내 잎담배 농가들이 조직적인 집회와 항의에 나서는 등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계 담배회사인 JTI코리아도 오는 4일부터 소매점에서 파는 ‘마일드세븐’과 ‘살렘’ 등 2종 10개 제품도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 인상된다.

또한 필리아모리스사에서도 말보로, 팔리아멘트, 락크 등 자사에서 생산하는 담배 가격도 200원 인상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잎담배 농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외산 담배를 구매하는 애연가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죽정동의 한시민은 “KT&G에서도 현재 조세인상이 없기 때문에 담뱃값 인상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외국계 담배회사들만 담배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리는 것은 가뜩이나 경제 불황과 물가상승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국민정서를 외면하고 외국산담배 이용 애연가들을 기만하는 처사가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외국산 담배가격 인상에 무반응을 나타내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한 시민은 “애초부터 외국산제품을 구매하는 애연가들의 잘못이지 담배가격을 200원 올렸다고 외국계 회사들의 잘못이라고 우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면서 “담뱃값이 부담되면 담배를 끊던지 아님 국내 KT&G사 제품으로 바꾸던지 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BAT는 던힐 브랜드로 유명한 영국계 다국적 담배회사로 2002년 한국에 공장을 짓고 던힐, 켄트, 보그 등을 생산하면서 재료인 잎담배는 전부 외국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시장 점유율이 19%로 KT&G에 이어 2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엽연초생산조합중앙회 회원들은 중앙회 앞에서 “BAT는 국내에 공장을 지을 당시 농민들에게 장기적으로 잎담배의 50% 이상을 한국농가에서 구입하겠다고 밝힌바 있으나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담뱃값은 올리면서 담배제조에 필요한 잎담배는 전량 수입해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이는 농민을 우롱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성토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따라서 BAT코리아에서 발단된 담배가격인상으로 또 다른 외국계 회사에서도 오는 4일부터 담뱃값을 200원 인상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최근 물가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외국산 담배를 구매하고 있는 애연가들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외국계 회사의 잇따른 담뱃값 인상으로 향후 KT&G의 반응에도 애연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