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교육은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방법과 절차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의 방식과 지식이 너무도 짧은 시간에 변화하여 이전만큼의 수명을 지니지 못하게 되었고, 사고방식이나 지식수준도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정보는 나이, 성별,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공개되어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어렸을 때는 전혀 몰랐고, 알 필요도 없는 많은 정보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노출되었습니다. 정보의 다양성과 속도성으로 아이들이 때로는 기성세대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른들이 굳이 ‘더 빨리!’라고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먼저 앞서 갑니다. 항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반됩니다. 획일적인 통제가 아니라 다양함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 단계에 다다른 듯합니다.

사회가 급변하고 아이들의 행동양식이 급변하면서 교육 방식이 급변합니다. 그러나 그 교육적 변화가 과연 미래 지향적인지는 신중하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 무엇이 목적이고 무엇이 수단인지 불분명해졌습니다. 사회의 가치관이 경제적 관점에만 편향되면서, 청소년들도 물질적 가치를 최상의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조차 친구들과 사소한 일에서 비용과 이익을 따지며 말다툼을 하는 것을 보면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듭니다. 이런 성향이 최근에 짙어진 건 교육에 성과주의, 업적주의를 지향하는 기업적인 운영 방식을 도입한 탓이 아닐까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많은 경쟁자들 중, 단 한명의 우승자를 가려내는 것이 현 시점의 우리 교육의 자화상입니다. 학과 성적이 교원을 평가하여 평가에 따라 차등으로 상여금이 지급되고, 그래서 교원은 학과 성적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사회…도대체 학력을 왜 올려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냥 성적을 올려야 학교의 명예와 성과를 드높이고, 개인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만 합니다. 아이들은 이유 없이 경쟁합니다. 짧은 시간동안 학력을 올려야 하는 건, 누구의 성과를 위해서입니까? 그 과정에서 도태되고 낙오된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대책은 없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일으키는 사건, 사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일으킨 사건 사고에 대한 사회적인 원인과 책임은 배제한 채, 단지 개인의 부도덕함 내지는 부적응으로 치부합니다. 그리고 교정보다는 처벌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 다양성의 사회에서 너무 속도에만 치중한 편향적인 교육 방식 아닙니까?

조금 천천히 갑시다. 처음 글자를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필요하고, 지도할 때도 끈끈한 인내력이 필요한 법입니다. 초등학생 뿐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도 아직 자신의 삶을 시작하지 않는 보호가 필요한 존재일 뿐입니다.

학교에서는 학과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서의 함양, 도덕과 상식의 습득, 선생님과 친구들로 인해 생기는 인간관계의 형성 등 많은 것들을 배우는 학교는 우리 생애 최고의 교육의 장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튼튼하고 몸이 건강해도 종기 하나에 환자가 되는 법입니다. 지금 우리 교육에서 소외되는 대상이 튼튼한 몸에서 단 하나 생긴 종기 정도일까요? 온통 썩어 문드러진 몸뚱아리에 멀쩡한 손가락 한마디만 남아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청담학원 최재성 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