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은 1980년경 자신 소유의 800평 규모의 토지 위에 무허가로 25평 규모의 주택을 건축하여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주택은 무허가이므로 등기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갑’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위 건물을 매도하기로 하고, 1990년경 ‘을’에게 주택을 제외한 대지를 싼 가격으로 매도하였고, ‘을’은 2000년경 다시 위 대지를 ‘병’에게 매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병’이 위 대지를 ‘정’에게 매도하려고 하였는대, 소관청으로부터 대지 위의 무허가건물로 인하여 이전등기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위 ‘갑’을 상대로 무허가건물에 대한 철거소송을 제기하려고 합니다. 과연, ‘병’은 위 무허가건물을 소송을 통하여 철거케 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법적으로 ‘병’은 ‘갑’을 상대로 ‘갑’이 소유하고 있는 무허가건물을 철거케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갑’은 무허가건물의 대지에 대한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판례는 과거로부터 민법에 의하여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는 법정지상권 외에도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하여 일정한 요건하에서 지상권의 성립을 인정하여 왔습니다.

즉, 토지와 건물이 동일 소유자에게 속하였다가 그 중 어느 하나가 매매 기타의 일정 원인으로 각각 소유자를 달리하게 된 때에 그 건물을 철거한다는 특약이 없으면 건물소유자가 당연히 지상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여,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하여 오고 있습니다(대법원 1997. 1. 21. 선고 96다40080 판결).

이때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함에 있어서 건물이 등기를 갖출 것을 요하지 않으며, 동일인의 소유에 속하는 한 미등기의 무허가건물인 경우에도 관계없이 법정 지상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위 사례에서 ‘갑’은 처음 대지를 매도할 때에 대지와 건물을 같이 소유하고 있었고, 대지를 매도하면서 지상 무허가건물에 대한 철거에 대한 특약을 하지 않았으므로, 위 대지 위의 건물이 무허가라고 할지라도, 우리나라 판례에 의하여 인정되는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할 것입니다.

/최진복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