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이종건 홍성군수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군수직을 상실한데 이어 같은 군청소속 공무원들이 예산 수억원대를 빼돌려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지청장 김용호)은 21일 사무용품업자와 짜고 물품을 구입한 것처럼 공문서를 작성해 예산을 빼돌린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로 홍성군청 6급 공무원 A씨(44) 등 2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또 같은 수법으로 예산을 빼낸 공무원 4명과 납품업체 대표 B씨(44) 등 5명을 불구속기소하고 나머지 36명에 대해 약식기소 하는 한편, 지출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해 수백만원을 빼돌린 공무원 65명에 대해선 관계기관에 징계토록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군청 서무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평소 친분이 있던 알고 사무기기 납품업체 대표 B씨로부터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공문서를 작성, 군 예산 4400여만원을 빼돌려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함께 구속된 7급 공무원 C씨(39)씨도 유사한 방법으로 빼돌린 예산 4000여만 원 가운데 1700만원을 고급 유흥주점에서 사용하는 등 군 예산을 마음대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조사결과 이들 공무원은 돈이 필요할 때마다 납품업자와 공모해 허위 서류를 제출, 군청 재무과 경리담당자가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한 뒤 업체로부터 세금 등 명목으로 20~25%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되돌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빼돌린 예산 7억여원 가운데 상당부분을 유흥비 또는 개인신용카드 대금으로 결재했으며, 일부는 고급 의류를 구입하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완수 군수 권한대행은 “군민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앞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공무원들의 자정을 위해 고삐를 죄겠다”고 밝혔다.

홍성지청의 윤대진 부장검사는 “공무원들의 예산 빼먹기는 2005년 7000만원이던 것이 올해 1억8000만원으로 급증했고, 예산의 불법 사용을 감시해야 할 부서까지 포함돼 있는 등 구조적 비리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