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급 학교별로 여름방학의 한 중간입니다. 방학은 학생들에게 지친 심신에 휴식을 주고 새로운 학기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입니다. 이 시기에 많은 학생들은 평소에 여유가 없어 할 수 없었던 여가와 취미활동을 즐기며, 하고 싶었던 일들에 대해 자유로이 소질을 개발하고, 학습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각 학교에서는 학과에 대한 보충학습 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방학 동안 학부모님들은 자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기 노력합니다. 해외 어학연수 러시가 시작되고, 서울과 수도권의 유명한 학원가들은 방학동안 문전성시를 이룬다 합니다. 주변의 주택가가 방학 특수로 전ㆍ월세난이 일어날 지경이라 하니, 우리의 교육열은 실로 대단합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 보령의 여름방학은 타 지역과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대천해수욕장이라는 전국적인 휴양지가 있기 때문일까요? 제가 고향인 이곳 보령에서 학원에서 아이들을 지도한 지 7년 동안 겨울방학과 달리 여름방학 중에 수강생들이 늘어나거나 유지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우리 지역의 거의 대부분의 학원들이 여름방학 동안 상당히 줄어든 인원 때문에 운영상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휴원 사유 중에는 해외 연수나 방학 중 도시의 친척집 방문 등이 이유인 경우가 더러 있지만 절반 이상이 그냥 쉽니다. 주말에 친지 등이 방문하여 해수욕장에 가면,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그냥 쉬는 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물론 아이들이 방학 동안에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지내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오히려 친구들과 어울려 뛰노는 것이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업인 학업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은 일입니다.

실제로 2학기 시작에 학생들을 지도할 때는 학습 태도와 분위기를 잡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 든 학생들이 정말 힘들죠. 여름방학 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옵니다.

우리 지역에서 교육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늘 보령의 교육에 대해 걱정하고 계십니다. 타 지역에 비해 학업 수준이 저조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여름방학 동안의 일시적인 단절이 개인적인 학습 능력의 퇴보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면학분위기를 흐트러뜨리게 되어 방학 중 꾸준히 준비한 학생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학기 첫 시험에서 다른 시험 때보다 훨씬 큰 규모로 성적변동이 일어난다는 것은 교육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언젠가 언급 드렸던 바와 같이 휴식은 다음 일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입니다. 계획 없이 쉬는 것은 오히려 심신을 망치게 됩니다. 학업과정의 한 중간에 있는 아이들에게 꾸준한 학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대비는 해주셔야 합니다. 스스로 혼자 공부한다는 자녀의 말을 철썩 같이 믿으시는 부모님들이 계신 데, 그럴 경우 우리가 과연 스스로 혼자 공부했었는지 지내 온 학창시절을 더듬어 보시면 해결책이 보이실 겁니다.

/청담학원 최재성 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