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사인 ‘갑’은 1997. 10.경 ‘을’을 만나, 1998. 5. 30. ‘을’과 혼인신고를 마친 후, 그 슬하에 자녀 ‘병’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갑’과 ‘을’은 혼인 초부터 생활방식의 차이로 인하여 갈등을 빚어 오는 등 혼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가, ‘갑’은 2002. 4.경부터 ‘정’과 부정한 관계를 맺어 왔고, 이러한 사실을 ‘을’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갑’은 2003. 8.경부터 지방에 있는 병원으로 직장을 옮겨 생활하였는데, 그후, ‘갑’은 ‘을’ 및 ‘병’과 따로 거주하였고, 이후에도 ‘갑’은 ‘정’과 교제를 계속하면서, ‘을’에게 이혼을 요구하였습니다.

 ‘갑’의 이혼요구에 대하여 ‘을’이 이혼을 거부하자, ‘갑’은 2007. 5.경 집을 나가 현재까지 ‘을’과 따로 살면서, 이후에는 생활비 및 양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고, ‘을’은 2007. 6.경 ‘갑’에게 5억원과 양육비로 월 400만원을 달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갑’이 ‘을’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을 경우, 이혼이 가능할까요?

답=위 사안에서, 결혼생활 파탄의 주된 책임자는 ‘갑’입니다. 그런데, 이미 ‘갑’과 ‘을’사이의 결혼생활은 장기간 파탄상태에 있고, ‘을’ 또한 이혼소송 전에 이혼의사가 있는 듯이 행동하기도 하였기에 문제가 됩니다.

(1) 우선, 원칙적으로,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하여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2) 다만 상대방도 그 파탄 이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이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됩니다.

(3) 위 사안에서, ‘갑’과 ‘을’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데에는 다른 여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고 이혼을 요구하며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처 ‘을’과 아들 ‘병’을 유기한 ‘갑’에게 주된 책임이 있어, 원칙적으로 유책배우자인 ‘갑’에게 이혼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예외적이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는데, ‘을’이 소송전에 이혼할 의사가 있는 듯이 행동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보일 정도가 되지 않고,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여, ‘갑’의 이혼청구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로 허용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0.12.9. 선고 2009므844 판결) .

/최진복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