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 ‘갑’은 2011. 10. 11. 새벽 1시경 대전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전화를 걸다가 인근 지역을 순찰하던 경찰관인 ‘을’과 ‘병’으로부터 불심검문을 받게 되자, ‘을’에게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교부하였고, ‘을’이 ‘갑’의 신분조회를 위하여 순찰차로 걸어간 사이에, ‘갑’은 위 불심검문에 항의하면서 ‘병’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하였는데, ‘갑’이 욕설하는 소리는 주변에 있던 인근 주민들이 들었습니다.

이에 ‘병’은 ‘갑’을 모욕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고지한 후 ‘갑’의 오른쪽 어깨를 붙잡았고, ‘갑’은 이에 강하게 반항하면서 ‘병’에게 상해를 가하였습니다. ‘갑’은 ‘병’의 현행범체포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일까요? 또, ‘병’에 대한 상해죄는 어떠할까요?

답 = 결론적으로, ‘갑’에게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고, 상해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1)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데(형사소송법 제212조),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기 위하여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시간적 접착성, 범인·범죄의 명백성 이외에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현행범인 체포는 법적 근거에 의하지 아니한 영장 없는 체포로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합니다.

(2)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합니다. 경찰관이 현행범인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는데도 실력으로 현행범인을 체포하려고 하였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고, 현행범인 체포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을 벗어나 불법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 현행범이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됩니다.

(3) 위 사안에서, ‘갑’은 ‘을’‘병’의 불심검문에 응하여 이미 운전면허증을 교부한 상태이고, ‘병’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도 욕설을 직접 들었으므로, ‘갑’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갑’의 모욕 범행은 불심검문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일시적, 우발적인 행위로서 사안 자체가 경미할 뿐 아니라, ‘병’이 범행현장에서 즉시 범인을 체포할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병’이 ‘갑’을 체포한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갑’이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4) 따라서, ‘병’의 ‘갑’에 대한 현행범체포는 적법하지 않아, 공무집행의 적법성 요건을 결여하여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고, ‘갑’이 불법한 현행범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입힌 ‘병’에 대한 상해도 정당방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어 상해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1.5.26. 선고 2011도3682 판결).

/최진복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