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 ‘갑’은 인천 남구 용현동에 대지 및 그 지상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데, ‘갑’은 2010. 2. 4. 큰아들 ‘을’에게 위 부동산의 매매에 관한 권한 일체를 위임하여, 같은 날 위 부동산을 ‘병’에게 매매대금 1억 5,000만원으로 정하여 매도하였습니다.

‘을’은 ‘병’으로부터 계약금을 매매계약체결 당시 1,500만원을 수령하였고, 중도금 금 5,000만원은 같은달 15.경에, 잔금 금 8,500만원은 같은달 24.경에 소유권이전등기와 동시에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습니다.

위 약정에 따라 ‘을’은 ‘병’으로부터 중도금을 수령하였는데, ‘갑’은 중도금 수령 이후인 2010. 2. 18.경 갑자기 사망하였습니다. ‘갑’이 사망하자, 위 부동산의 매매에 관한 권한 일체를 위임받은 ‘을’은 2010. 2. 24.경 ‘병’에게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는 데에 사용할 목적으로 ‘갑’이 ‘을’에게 인감증명 발급을 위임한다는 취지의 인감증명 위임장을 작성한 후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이를 ‘병’에게 교부하여 주었습니다.

 이때, ‘갑’이 사망 후에 ‘갑’ 명의로 인감증명 위임장을 ‘을’이 작성한 것이 사문서 위조에 해당될까요? 또, 위 인감증명 위임장을 주민센터에 제출한 것이 위조사문서 행사죄에 해당할까요?

답 = 결론적으로, ‘을’은 사망한 ‘갑’ 명의의 인감증명 위임장을 작성한 것에 대하여 사문서위조죄가, 위 위조한 인감증명 위임장을 주민센터에 제출한 것과 관련하여 위조사문서행사죄가 성립합니다.

(1) 문서명의인이 이미 사망하였는데도 문서명의인이 생존하고 있다는 점이 문서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거나 그 점을 전제로 문서가 작성되었다면 이미 문서에 관한 공공의 신용을 해할 위험이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그러한 내용의 문서에 관하여 사망한 명의자의 승낙이 추정된다는 이유로 사문서위조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2) 위임관계는 위임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종료됩니다. 위 사안에서, ‘갑’의 사망으로 포괄적인 명의사용의 근거가 되는 위임관계 내지 포괄적인 대리관계는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을’은 더 이상 위임받은 사무처리와 관련하여 ‘갑’의 명의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3) 인감증명 위임장은 본래 생존한 사람이 타인에게 인감증명서 발급을 위임한다는 취지의 문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사망한 ‘갑’이 ‘을’에게 인감증명서 발급을 위임한다는 취지의 인감증명 위임장이 작성됨으로써 문서에 관한 공공의 신용을 해할 위험성이 발생하였다 할 것이고, ‘을’이 명의자 ‘갑’이 승낙하였을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예측한 것만으로는 사망한 ‘갑’의 승낙이 추정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대법원 2011.9.29. 선고 2011도6223 판결).

/최진복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