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갑’은 2006. 6. 10.경 기계제작업체인 ‘을’ 회사로부터 양말세팅기 1대(이하 ‘이 사건 기계’라고 합니다)를 1,800만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 잔금 1,300만원원을 2006. 7월부터 매월 1백만 원씩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되 그 대금의 완제까지는 이 사건 기계의 소유권을 ‘을’회사에 유보하기로 하는 약정 아래 이 사건 기계를 인도받았으나, ‘갑’은 ‘을’ 회사에 위 할부기간이 경과하도록 할부금 중 5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갑’은 ‘병’에 대하여 1,300만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는데, 2007. 6. 21. ‘병’에게 이 사건 기계를 매각하여 위 채무금에 충당할 것을 부탁하면서 이를 인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을’회사의 대표이사의 사위인 ‘정’은 2007. 11. 24.경 ‘병’에게 알리지 아니하고 ‘병’ 공장의 마당에 있던 이 사건 기계를 가져갔습니다.

이 경우, ‘병’이 ‘정’에게 이 사건 기계를 탈취당하였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 바, ‘병’의 청구는 타당할까요?

답=결론적으로, ‘병’의 ‘정’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타당하지 않습니다.

(1) 동산의 매매에서 그 대금을 모두 지급할 때까지는 목적물의 소유권을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기로 하면서 목적물을 미리 매수인에게 인도하는 이른바 소유권유보약정이 있는 경우에,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 앞으로의 소유권 이전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물권적 합의는 대금이 모두 지급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행하여진다고 해석되므로, 그 대금이 모두 지급되지 아니하고 있는 동안에는 비록 매수인이 목적물을 인도받았어도 목적물의 소유권은 위 약정대로 여전히 매도인이 이를 가지고, 대금이 모두 지급됨으로써 그 정지조건이 완성되어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바로 목적물의 소유권이 매수인에게 이전됩니다( 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다14807 판결 등 참조).

(2) 그러므로 대금이 모두 지급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매수인이 목적물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더라도, 양수인이 선의취득의 요건을 갖추거나 소유자인 소유권유보매도인이 후에 처분을 추인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양도는 목적물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행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어서, 그 양도로써 목적물의 소유권이 매수인에게 이전되지 아니합니다.

(3) 위 사례에서, 소유권유보부 매수인인 ‘갑’이 ‘병’에 대한 채무의 이행에 갈음하여 이 사건 기계를 ‘병’에게 인도함으로써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양도는 대금을 모두 지급하지 아니하여 매매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무권리자인 ‘갑’에 의하여 행하여진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도의 효력이 없고, ‘병’은 이 사건 기계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여, 소유권이 ‘병’에게 있음을 전제로 한 ‘병’의 청구는 타당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0.2.11. 선고 2009다93671 판결).

/최진복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