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방경찰청(청장 조길형)은 20일 지방청 및 일선 경찰서 수사ㆍ정보 경찰관 113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착비리 척결을 위한 수사ㆍ정보경찰 결의대회’를 갖고, 지난해 8월 20일부터 실시한 제1차 토착비리 특별단속 추진 결과를 점검하는 한편, 2010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실시하고 있는 제2차 토착비리 특별단속 성과를 높이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 날 개최된 결의대회에서 조 청장은 한 자리에 모인 수사ㆍ정보 경찰에게 “제1차 권력ㆍ토착비리 특별단속 결과 총 28건에 131명을 검거해 그 중 11명을 구속하는 등 양적인 증가는 있었으나 지방자치단체장 등 고위공직자가 개입된 비리에 대한 수사가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제2차 특별단속시에는 6·2지방선거와 관련, 공무원들의 줄서기, 사조직 운영, 이권청탁, 사이비기자와의 유착, 불법예산집행 등이 만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므로,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와 사이비 기자들의 비리에 초점을 두고 집중 단속할 것과 수사ㆍ정보 기능간 원활한 협조를 통해 고가치 첩보를 발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충남청은 ‘토착비리 신고센터’운영과 관련 토착비리 상담요원을 수사를 담당하는 직원에서 지방청은 수사과장 및 수사2계장, 경찰서는 수사과장으로 격상시켜, 신고자의 비밀보장 및 책임있는 사후처리토록 하고, 수사과장 등의 전자메일과 전화번호 등을 충남경찰청 홈페이지에 직접 공개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유도키로 했다.

조 청장은 이날 회의에서 농기계 임대사업과 관련해 4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농림수산식품부 4급 서기관 등 공무원 83명을 포함해 총 93명을 검거한 광역수사대 직원 등 3명에 대해 표창을 하면서 중요사건의 경우 특진 등 다양한 포상을 실시할 것을 약속하면서, 수사ㆍ정보 경찰의 단속 의지를 고취시켰다.

이와 관련,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각 지방자치단체 농업기술센타에서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농기계 순회교육’과 농업기계화촉진법에 따라 정부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기계 임대사업’과 관련해 크랭크로터베이터(땅갈이) 등 농기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전국의 6개 업체로부터 농기계를 구입해 주는 대가로 구입대금의 5∼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례금 명목으로 수수하거나 이탈리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여행 경비를 제공받거나 룸살롱 등에서 술 접대를 받는 등 도합 4억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농기계 구매 담당 공무원인 농림수산식품부 4급 공무원 A씨(현 농산물품질관리원 근무) 등 공무원 83명(농림수산식품부 5, 농산물품질관리원 1, 농촌진흥청 1, 충남도청 3, 기타 시ㆍ군청 6, 충남농업기술원 2, 시ㆍ군청 농업기술센타 65)과 농기계 제조ㆍ판매업체 대표 10명 등 총 93명을 검거해 그 가운데 공무원 B씨 등 5명과 업체 대표인 C씨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나머지 87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부가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 경영 개선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추진하는 농업기계화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시ㆍ군청 농업기술센타 주관으로 농기계를 구입해 저렴하게 수수료를 받고 농민들에게 농기계를 임대해 주는 사업을 실시해 왔는데, 관련 공무원들이 농기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로부터 집중 구매하고 그 대가로 농기계 판매가의 5∼10%를 사례금 명목으로 현금ㆍ해외여행 경비를 지원받거나 룸살롱 등에서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농업기술센타 K씨는 2006년 몽골 여행, 2008년?2009년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가면서 여행비 일체를 ○○업체 대표 F씨에게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등 도합 21회에 걸쳐 총 2천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처럼 뇌물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등 범행행태, 범행동기, 뇌물액수, 뇌물수수 횟수 등을 참작해 구속영장신청 대상자 6명(공무원 5명, 업체 대표 1명)을 선별했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 경찰은 농기계 임대사업 관련 특정 업체의 농기계를 구입해 주는 대가로 농기계 제조·판매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이 추가로 존재한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 및 계좌추적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비리가 더 있다는 첩보가 입수됨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농기계 임대사업과 관련된 자료 일체를 넘겨받아 이를 분석한 후, 전국 시·군청 농업기술센타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종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