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을’의 모친은 2005. 11.경 사망하였고, 부친 ‘갑’ 또한 2009. 12. 4. 사망하였는데, ‘갑’에게는 ‘을’‘병’‘정’ 3인의 자녀가 있습니다.

‘갑’이 사망하자, 공동상속인 중 ‘을’은 상속포기기간 동안인 2010. 1. 28. 대전가정법원에 상속포기의 신고를 하였고, 위 신고는 2010. 3. 15. 위 법원에 수리되었습니다.

‘갑’에게는 사망 당시 3억 상당의 아파트가 한 채 있었는데, ‘을’을 제외한 ‘병’‘정’은 ‘을’의 상속포기 다음날인 2010. 1. 29. ‘을’을 제외한 채, 상속재산인 아파트에 대하여 법정상속분인 1/2 각 지분 비율로 분할하는 내용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한 다음 2009. 12. 4.자 협의분할로 인한 재산상속을 원인으로 하여 각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을’은 이전부터 ‘무’에게 다액의 대출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이로 인하여 이미 채무초과상태에 있었는데, 채권자인 ‘무’는 2009. 12. 4. 공동상속인들인 ‘을’‘병’‘정’ 사이에서 상속재산인 아파트에 대한 ‘을’의 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는 내용으로 행한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채권자인 ‘무’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그 원상회복으로 ‘병’‘정’은 위 각 지분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무’의 주장은 타당할까요?

답=결론적으로, ‘무’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1)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고(민법 제1042조), 포기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따라서 상속포기의 신고가 아직 행하여지지 아니하거나 법원에 의하여 아직 수리되지 아니하고 있는 동안에 포기자를 제외한 나머지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이루어진 상속재산분할협의는 후에 상속포기의 신고가 적법하게 수리되어 상속포기의 효력이 발생하게 됨으로써 공동상속인의 자격을 가지는 사람들 전원이 행한 것이 되어 소급적으로 유효하게 됩니다.

이는 설사 포기자가 상속재산분할협의에 참여하여 그 당사자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협의가 그의 상속포기를 전제로 하여서 포기자에게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내용인 경우에는 마찬가지입니다.

(2) 상속의 포기는 비록 포기자의 재산에 영향을 미치는 바가 없지 아니하나, 상속포기에 대하여 채권자취소권의 적용이 있다고 하면, 상속을 둘러싼 법률관계는 그 법적 처리의 출발점이 되는 상속인 확정의 단계에서부터 복잡하게 얽히게 되는 것을 면할 수 없고, 또한 상속인의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상속의 포기가 그의 기대를 저버리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인 상속인의 재산을 현재의 상태보다 악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3) 따라서, 상속의 포기는 민법 제406조 제1항에서 정하는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4) 위 사안에서, 상속인 ‘을’이 상속포기 신고를 하였는데, ‘을’의 상속포기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설령 ‘을’이 상속재산분할협의에 참여하여 당사자가 되었더라도 협의 내용이 ‘을’의 상속포기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한다면, ‘을’이 참여한 상속재산분할협의 또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1.6.9. 선고 2011다2930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