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갑’은 1998년경 IMF 사태로 인하여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난 후, 신용불량 상태에 있게 되었는데, ‘갑’은 대전시 둔산동 소재에 식당을 차린 후, ‘갑’이 신용불량장인 관계로 ‘갑’ 명의로 신용카드가맹점개설이 불가능하자, 식당 영업허가증과 사업자등록증을 식당종업원인 ‘병’ 명의로 하여, 식당을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갑’의 부탁을 받은 ‘병’은 관할관청에 신청하여 ‘병’ 명의로 식품접객업 영업허가증과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은 후, 영업허가증과 사업자등록증을 ‘갑’에게 교부하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병’과 ‘갑’은 식당의 운영과 관련하여 서로 다툼이 있던 중, ‘병’은 2000. 11. 23. 16:00경 ‘갑’ 운영의 식당에서, 계산대 위에 놓여 있던 ‘갑’의 처 ‘을’의 손가방 안에서 ‘병’ 명의의 위 식당 영업허가증 1장과 사업자등록증 1장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꺼내어 갔고, 이에 대하여 ‘갑’은 ‘병’을 위 영업허가증과 사업자등록증의 절도죄로 고소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병’은 타인에게 영업허가나 사업자등록을 하는 데 명의만을 대여한다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업허가증이나 사업자등록증의 양도약정은 사회질서위반의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영업허가증이나 사업자등록증의 소유자는 위 각 증서의 명의인인 ‘병’ 자신이라고 주장하면서, 절도죄의 성립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병’에게 절도죄가 성립할까요?

답=‘병’은 영업허가증과 사업자등록증을 ‘갑’과 ‘을’의 허락없이 가져간 것과 관련하여, 절도죄가 성립합니다.

(1) 식품접객업 영업허가가 행정관청의 허가이고 그 영업 자체가 국민의 보건과 관계가 있으며, 나아가 부가가치세법에 의한 사업자등록이 납세의무와 관련되어 있다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서 그 허가명의 및 등록명의를 대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식당개설과 관련한 허가명의 및 등록명의의 대여는 법적으로도 허용된다고 할 것입니다.

(2) 위 사안에서 ‘병’이 자신 명의로 식당에 대한 식품접객업 영업허가를 받고 그 사업자등록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병’ 명의로 발급된 영업허가증과 사업자등록증을 ‘갑’이 교부받아 처인 ‘을’의 손가방 안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위와 같은 ‘갑’과 ‘병’ 사이의 명의대여 약정에 따른 신청에 의하여 발급된 영업허가증과 사업자등록증을 ‘갑’이 인도받음으로써 영업허가증과 사업자등록증은 ‘갑’의 소유가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병’이 가지고 간 행위는 절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2도5090 판결).

/최진복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