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갑’은 2010. 8. 9. 20:00경 대전 시내에서 ‘을’과 술을 마시다가, 마침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던 중, ‘병’ 정당이 국회에서 예산안을 강행처리하였다는 것에 화가 나서 공중전화를 이용하여 경찰서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전화를 받은 각 경찰관에게 경찰서 관할구역 내에 있는 ‘병’ 정당의 당사를 폭파하겠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이때, ‘갑’은 경찰관에 대한 협박죄가 성립할까요.

답=결론적으로, 경찰관들에 대한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1) 형법 제283조에서 정하는 협박죄의 성립에 요구되는 ‘협박’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그 상대방이 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관계·지위, 그 친숙의 정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되어야 합니다.

(2) 한편 여기서의 ‘해악’이란 법익을 침해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그 해악이 반드시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그 친족 그 밖의 제3자의 법익을 침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더라도 피해자 본인과 제3자가 밀접한 관계에 있어서 그 해악의 내용이 피해자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것이라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그런데, 위 사안에서 ‘갑’이 ‘병’ 정당을 폭파하겠다고 한 것은 정당에 관한 해악을 고지한 것이지, 각 경찰관 개인에 관한 해악을 고지하였다고 할 수 없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병’ 정당에 대한 해악의 고지가 각 경찰관 개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큼 ‘병’ 정당과의 사이에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4) 따라서, ‘갑’이 각 경찰관에 대하여 ‘병’ 정당 당사를 폭파하겠다고 말한 것은 각 경찰관에 대한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2.8.17. 선고 2011도10451 판결).

/최진복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