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사회복지법인의 기본재산처분 허가과정에서 결재 권한이 없는 한 간부공무원이 국장 결재를 대결(대리결제) 처리한 것이 감사원의 감사로 밝혀져 공직기강 문란에 대한 여론이 따갑다.

24일 감사원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5월4일 A 사회복지법인은 법인의 기본재산인 기존 B장애인시설을 이미 법인 기본재산으로 편입된 C장애인생활시설신축부지와 교환을 요청하는 기본재산 처분을 도에 신청해 허가를 받았다.

허가 과정에서 도는 ‘사회복지법인 관리 안내(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른 기본재산처분 허가신청을 받은 경우 2개월 내 발행된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처분대상 부동산의 소유권 등을 정밀히 검토한 후 허가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교환허가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능보강사업비 9억8,400만원을 수령키 위해 C부지를 출연하게 된 사실관계를 고려한다는 명목으로 교환이 가능한 것으로 검토보고서를 작성했다.

뿐만 아니라 도는 검토보고서의 최종 결재권자인 복지보건국장의 결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2010년 6월8일 과장 전결로 기본재산 처분허가 공문을 발송했다.

그런데 다음날 검토보고서에 대한 담당국장의 보완요청으로 검토보고서의 전자결재가 반려됐고 담당공무원은 이를 보완해 담당사무관에게 결재를 올렸으나 결재가 방치된 채 5개월 상당이 경과한 후에 상관의 질책이 두려워 2010년 11월11일 담당사무관은 대결로 검토보고서를 종결했다.

그 결과 A 사회복지법인은 잘못 시행된 기본재산처분 허가 공문을 근거로 B시설(감정평가액 2억6,700만원)을 법인 대표이사와 자녀 앞으로 등기 후 제 3자에게 2억7,000만원에 매각, 대표이사 개인 채무변제에 사용함으로서 법인에 감정평가액만큼의 손해를 발생시켰다.

이와 관련 익명의 도 간부공무원은 “상관의 질책이 두려워 담당사무관이 대결했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라며 “당사자가 아니라서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됐는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당시 담당국장이 정년을 앞두고 있어서 조직 장악의 한계를 보인 것이 아닌가 생각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충남도가 민선 5기에 들어서면서 행정혁신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안희정 지사의 리더십에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는 이번 같은 사건이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결재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감사원은 이 사건과 관련 충남도지사로 하여금 유출된 법인의 기본재산에 대한 감정평가액 2억6,7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 할 수 있는 방아을 마련하고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토록 했다.